퇴역 경주마 조련, 안전한 승용마 육성
경주마의 폭풍 같은 질주 본능을 잠재운 뒤 안전한 승용마로 전환시킬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지금까지 국내 승마인들은 주로 경마장 퇴역마를 구입, 개별적으로 조련을 시켜 승용마로 활용했다.
경주마 '더러브렛'의 가격은 보통 5천만원에서 비싼 경우 1억원을 넘지만 퇴역 때에는 300만∼500만원에 불과하다. 경주마는 대개 3, 4세 때 최고 성적을 내지만 경마장에서 2, 3년 정도 달린 후 등수에 못 들면 상금 부족으로 퇴역한다.
평균 25년 정도인 말의 수명을 고려할 때 4, 5세된 퇴역마를 승용마로 전환하면 충분히 탈 수 있다. 가격도 싸고 힘도 있지만 문제는 체계적인 조련을 거치지 않아 사고위험이 크다는 점이다.
영천시가 13일 거점승용마조련센터 시범운영에 들어가 안전한 승용마 생산을 통한 승마 활성화에 나선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국내 최초로 지난달 완공된 거점승용마조련센터는 영천 임고면 운주산 승마장 입구 1만여㎡ 부지에 조련장, 말 경매장, 번식시설, 교육장, 마사 등을 갖췄다.
조련 대상인 말도 운주산 승마장의 7마리와 서울마주협회에서 기증한 경주 퇴역마 4마리 등 10여 마리나 된다.
말을 사람이 탈 수 있도록 길들이는 조련의 첫 단계는 조마삭 훈련이다. 조마삭은 말을 조정하는 끈을 말한다. 약 6m 길이의 줄을 말 머리에 고정시킨 뒤 이 줄을 반경으로 말을 원형으로 돌게 하며 운동을 시킨다. 말의 걸음걸이나 지시에 대한 반응 정도를 평가한 뒤 '기승 여부'를 결정한다.
'기승 단계'에서는 다리로 힘을 가하거나 손으로 고삐를 잡아당기며 말에게 신호를 한 뒤 반응을 체크한다. '외승 단계'는 야외에서 말이 새나 다른 동물들로부터 잘 놀라지 않도록 적응하는 과정이다.
권영박(34) 거점승용마조련센터 조련사는 "국내에는 아직 경주 퇴역마를 승용마로 조련하기 위한 체계적인 매뉴얼이 없는 실정이다. 조련은 경주마의 거침없는 질주 본능을 잠재워 사람이 안전하게 탈 수 있는 승용마로 전환하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영천시는 거점승용마조련센터 시범운영 기간에 국내외 전문조련사를 초빙해 실무 조련기술 및 이론을 습득하고 승용마 조련 매뉴얼도 만들 계획이다.
시는 거점승용마조련센터에서 농가 승용마, 경주 퇴역마 등의 조련을 통해 연간 200여 마리의 전문 승용마를 생산해 경매로 공급할 예정이다. 거점승용마조련센터는 9월 정식으로 개장된다.
영천 민병곤 기자 min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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