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의원 동메달, 수도권 의원 금메달" 김무성의 기막힌 발언

입력 2015-07-14 05:00:00

"모든 당직 非 경상도권 맡겨"…TK 비하 발언에 비판론 무성

"제가 임명할 수 있는 모든 당직을 '비(非)경상도권' 인사에게 맡기겠다. 새누리당은 '경상도 국회의원은 동메달이고, 수도권 국회의원은 금메달이다'라고 항상 생각해왔다. 비경상도권의 사고와 시각을 갖고 선거를 봐야만 승리할 수 있다."

13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내년 총선을 위한 당내 화합'탕평 인사를 언급하며 한 말이 대구경북의 공분(公憤)을 사고 있다.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수도권 표심을 잡겠다며 당 대표 임명직인 당직 모두를 '비경상도권'으로 하겠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TK(대구경북) 무시' 전략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3'10면

특히 당 대표의 입에서 나온 "경상도 국회의원은 동메달, 수도권 국회의원은 금메달" 발언은 대통령을 탄생시키고, 새누리당에 전폭적인 애정을 쏟아온 대구경북을 비하하는 것으로 읽혀 대구경북의 20대 총선 심판론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구경북민들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고, 대구경북 국회의원들 역시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한 의원은 "대선이나 총선처럼 당이 아쉬울 때 대구경북민들이 온 정성을 다해 표를 모아주었더니 이제 와서 뒤통수를 치는 것이냐"며 "TK 지역민들이 우직한 양반기질을 계속 유지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대목"이라고 했다.

특히 김 대표의 이날 발언은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 이후 집권당 지도부에 대구경북 정치인이 단 한 명도 없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 지역여론을 들끓게 하고 있다. 정권 재창출의 일등공신인 대구경북에 대한 집권당의 푸대접이 도를 넘었다는 것,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정권 재창출 이후 대구경북 출신 인사들에 대한 역차별에도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마음으로 분을 삭여 온 지역민들의 의중을 전혀 읽지 못한 처사"라며 "지금 당 지도부가 하는 인사는 탕평이 아니라 TK 배제"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새누리당의 오만한 태도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집토끼(핵심지지층)는 외면한 채 산토끼(중립 성향 유권자)만 쫓는 상황을 방관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개인사업을 하는 김모(57) 씨는 "새누리당의 지지기반은 영남이다. 특히 대구경북은 박근혜 대통령을 탄생시켰고 새누리당에 무한 사랑을 보냈다. 그 결과가 이런 홀대라는 게 너무 화가 난다. 집권당 대표의 정국인식이 잘못돼도 한참이나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최두성 기자 dschoi@msnet.co.kr

유광준 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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