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가 칼자루" 삼성, 맨투맨 설득

입력 2015-07-14 05:00:00

삼성물산+제일모직 주총 임박, 24% 우호 지분 확보 발로 뛰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위한 임시주총(17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삼성 측이 소액주주들을 대상으로 우호 지분 확보를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합병 찬반'의 마지막 칼자루는 지분율 24%의 소액주주들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까지만 해도 합병을 추진하는 삼성물산에 비해 반대하는 엘리엇펀드 측이 비교적 유리했다. 그러나 국민연금이 삼성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상황이 반전하기 시작했다. 지난 10일 국민연금이 두 회사 합병에 찬성하기로 의견을 모으면서 30%가 넘는 확실한 우호지분을 확보했다.

당초 엘리엇은 국내 일부 소액주주와 더불어 세계 1, 2위 글로벌 의결권 전문기관 글라스루이스 등이 합병반대 의견을 밝히고 있어 조금 유리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국민연금이 삼성 쪽으로 돌아서면서 백중세를 이루게 됐다. 또 지분율 11%의 국내 기관 역시 상당수는 국민연금과 같은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여, 삼성 측 우호군은 40%에 이를 전망이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꽤 남았다. 주총 참석주주의 3분의 2 동의가 필요한 만큼 참석률을 80%로 가정할 때 삼성은 53%의 우호지분이 필요하다.

결국 마지막 부동층은 소액주주. 삼성 우호군 지분율을 40%가량으로 봤을 때, 삼성은 소액주주 가운데 최소 절반 이상을 설득해야 한다. 지분율 24%의 소액주주들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삼성물산은 임직원들을 동원, 소액주주 설득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백 주를 가진 소액주주를 한 명 한 명 직접 만나 합병 시너지 효과 등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13일에는 대구경북을 비롯한 지역 일간지 등을 통해 광고에 나섰다. 광고는 '삼성물산 주주님들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는 제목과 함께 '주주님들의 주식 단 한 주라도 저희에게 위임해주시면 저희들이 일일이 찾아뵙고 위임 절차를 진행하겠다'면서 합병에 힘을 실어줄 것을 당부했다.

증권계 전문가는 "합병이 무산될 경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주가가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소액주주들에게는 주요한 잣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창희 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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