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까지 1.3km, 왕복 10차로 건너야 돼, 30명 넘는 과밀학급도
대구 수성구 사월동에 아파트 단지가 급증하면서 '초등학교 대란'이 일고 있다.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 인근 사월초등학교까지 등하굣길이 너무 멀고 위험하다는 학부모 민원이 폭발하고 있는 가운데 한 반에 30명이 넘는 과밀학급도 속출하고 있다.
급기야 일부 아파트 단지 학부모들은 대구시교육청에 초등학교 신설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시교육청은 불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사월초교에 두 아들을 보내는 김모(41'여) 씨는 "아파트 단지에서 학교가 1.3㎞나 떨어진 데다 등하굣길 곳곳에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다"고 강한 불만 불만을 터뜨렸다. 김 씨의 두 아들이 학교까지 가려면 지하도를 지나 출퇴근 시간 차량 통행량이 급격히 증가하는 골목을 통과한 뒤 왕복 10차로 도로까지 건너야 한다. 이후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 등을 건너 300m 정도쯤 더 걸어가야 비로소 학교에 도착할 수 있다. 김 씨는 "왕복 10차로 대로는 아이들이 건너기에 무리가 있다. 비 오는 날이면 시야 확보가 더 어려워 사고 위험이 크다"고 했다.
게다가 안전상의 이유로 아이를 차량으로 등하교시키는 학부모가 많아 학교 앞이 시장통이 되기 일쑤다. 학교 측은 등하교 시간마다 정문 앞에서 100m까지는 차량 진입을 막고 있지만 강제로 통제하기가 쉽지 않다. 사월초교 관계자는 "아이들 등하굣길이 위험해 교사들이 교통 지도를 하고 순찰을 하지만 역부족이다. 정문 앞 차량 통제도 여의치 않다"고 하소연했다.
사월동 일대에 아파트 단지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과밀학급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주변 다른 초등학교는 한 학급당 학생이 20~25명 정도지만 사월초교는 30명이 넘는다. 일부 아파트 단지 학부모들은 "이 때문에 사월초교로 아이들을 보내는 부모들이 심각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지난 5월 사월동 일대 5개 아파트 단지 입주민 대표들은 인근에 초등학교를 신설해 달라는 공문을 대구시교육청에 보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학교 추가 설립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도시'군 계획시설의 결정'구조 및 설치기준'에 따르면 초등학교를 추가로 설립하려면 2개의 근린주거구역단위(약 4천 가구)를 갖추고 통학 거리가 1.5㎞를 넘어야한다. 하지만 추가 설립을 요구하는 5개 아파트 단지는 총 2천 가구에 불과하고, 등하교 거리가 가장 먼 아파트 기준으로 학교까지 통학거리가 1.3㎞ 이내여서 설립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학교 신설은 불가능하다"며 "다만 통학 안전 등을 고려해 학교장과 협의를 거쳐 아이들에게 교통안전 교육을 철저히 하는 한편 구청과 함께 주변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김의정 기자 ejkim9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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