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뚫리고 등산로 파이고…욱수골 등 도심 야산 '수난시대'

입력 2015-07-10 05:00:00

소바우 암벽 곳곳에 박혀…산악 바이크 출입 잦고 등산로 시설 파손 잇따라

9일 대구 수성구 욱수골 봉암누리길 산책로에 위치한 소바우에 암벽 등반을 위해 설치된 통나무, 쇠사슬 등이 박혀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9일 대구 수성구 욱수골 봉암누리길 산책로에 위치한 소바우에 암벽 등반을 위해 설치된 통나무, 쇠사슬 등이 박혀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도심 속 산은 모두의 공간입니다."

시민들이 즐겨 찾는 도심 내 산들이 불법 훼손과 폐기물 방치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5일 오전 11시쯤 대구 수성구 욱수동 안산(해발 471m) 자락의 욱수골. 공영주차장에서 1.5㎞ 남짓 올라가면 '소바우'라는 이름이 붙은 암벽이 나온다. 20여m 높이의 이곳 암벽 곳곳에는 크고 작은 쇠 구조물이 박혀 있었다. 암벽 윗부분에는 쇠사슬 형태의 구조물 10여 개가 있었고, 고리를 거는 구멍이 난 금속(약 5~7㎝ 크기) 50여 개가 바위 곳곳에 고정돼 있었다. 욱수지를 오가며 산책하는 주민들은 "많은 등산객이 오가는 길목에 버젓이 철제 구조물을 박아 놓아 자연경관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성구청 측은 "구조물을 설치한 정확한 주체를 알 수는 없지만 아마 클라이밍 동호회에서 암벽 등반용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불법 행위로 보기 어려워 당장 철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욱수골 곳곳에는 지목이 하천으로 돼 있고 자연녹지 지역으로 토지 이용이 제한된 곳임에도 불법 경작이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고, 가축 사육 제한구역이지만 닭 등을 키우는 음식점들도 있다.

또 일부 등산로는 산악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 때문에 땅바닥이 내려앉거나 파여 있었다. 구청이 나서 진밭골과 욱수골 주요 입구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오토바이 이용 금지 현수막을 걸었지만 출입을 막지는 못하고 있다.

같은 날 찾은 북구 함지산도 불법 경작은 물론 곳곳에 각종 폐기물이 방치돼 있었다. 정비가 잘된 수변공원을 벗어나면 계곡 양옆으로 천막으로 펜스를 세우고 각종 농작물을 재배하고 있었다. 비닐하우스용 철구조물이 길가에 어지럽게 쌓여 있었고, 곳곳에 폐목 덩어리가 쌓여 있었다.

구청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계곡 이용자가 많은 여름을 맞아 자연을 훼손하는 오토바이 출입이나 불법으로 이뤄지는 가축 사육 등에 대해서 적극적인 단속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광호 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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