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에 메르스 겹쳐 주머니 홀쭉…예년보다 일수 줄이고 휴가비 동결
대구 달성군 한 자동차부품 전문기업 A사는 올 여름휴가를 지난해처럼 3일만 실시한다. 상반기 자동차 판매량이 저조했던 탓에 자연히 A사 수입도 대폭 줄어, 하루 휴무조차도 아쉬운 상황. 그럼에도 이 회사는 직원 휴가비를 지난해보다 15만원가량 더 지급할 예정이다. A사 관계자는 "임금 인상 폭을 감안하면 사실상 휴가비는 늘지 않았다. 직원들 볼 낯이 없다"고 말했다.
서구 비산동 염색가공기업 B사는 올해 임금이 인상됐음에도 여름휴가비를 지난해와 같은 10만원만 지급한다. 지난달 메르스 사태로 동대문시장에 유커(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긴 탓에 지난달 매출이 전년 대비 15%, 1억원가량 줄었다. B사 관계자는 "재료 구입비용 등을 빼고도 직원 50명에게 100만원씩 나눠줄 수 있는 돈을 손해봤다. 휴가비를 올려주기 힘들다"고 했다.
지역 기업들이 올 여름휴가 일수를 지난해보다 소폭 줄일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지역을 휩쓸고 간 경기 부진과 메르스 사태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대구경영자총협회(이하 대구경총)가 7일 발표한 지역 116개 기업 대상 '2015년도 여름휴가 실태 조사'에 따르면 올해 여름휴가는 대부분(98.3%)의 업체가 실시하지만 평균 휴가 일수는 3.4일로 전년(3.6일)보다 소폭 줄었다. 4일간 휴가를 실시하는 업체(13.9%)가 전년(15.5%)보다 1.6%포인트(p) 줄어든 반면, 3일간 실시하는 업체(44.8%)가 전년(41.4%) 대비 3.4%p 늘어난 결과다.
대구경총은 휴가 일수가 줄어든 이유로 올해 상반기 글로벌 경기회복 부진 및 엔저, 원화 강세, 메르스 사태 등 악재가 맞물린 점을 꼽았다. 지난해 일부 공단의 노후 변전기 교체 공사에 발맞춰 입주 기업들이 휴가 일수를 늘렸던 점 등 일부 변수도 올해 휴가일이 감소한 이유다.
여름휴가비를 지급하지 않는 업체는 전체의 29.3%로 지난해(25.9%) 대비 3.4%p 늘었다. 휴가비 평균 지급금액은 59만3천원으로 전년(57만4천원)보다 1만9천원 늘었다. 그러나 이는 올해 오른 최저임금(5천580원)으로 계산해 단 3시간분의 수당만 늘어난 것으로, 사실상 감소한 셈이다.
홍준헌 기자 newsfor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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