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법 개정안 자동 폐기…유승민 거취 침묵

입력 2015-07-07 05:44:27

새누리 투표 거부로 표결 불성립

당청 갈등의 불씨였던 국회법 개정안은 6일 여당의 의도대로 처리(표결불성립)됐지만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침묵을 이어갔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첫 번째 안건으로 의회의 정부시행령 수정권한을 명시한 국회법 개정안을 재부의 했다.

하지만 원내 과반 의석(160석)을 보유한 새누리당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표결 자체가 무산됐다. 전자무기명 투표로 진행된 이날 표결에는 국회의원 298명(새누리당 160명, 새정치민주연합 130명, 정의당 5명, 무소속 3명) 가운데 128명만(표결 성립조건 150명) 참여했다.

표결시작 직후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입법부의 권위를 지켜달라'며 새누리당 의원들의 투표참여를 촉구했으나 새누리당 의원들은 호응하지 않았다. 이에 투표시간을 연장하며 의원들의 투표참여를 독려하던 정의화 국회의장은 투표시작 후 55분 만에 정족수 부족으로 표결이 성립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지난 5월 29일 본회의를 통과한 뒤 위헌 논란을 빚은 국회법 개정안은 본회의에 계류된 상태에서 내년 5월 말 19대 국회 임기만료와 함께 자동 폐기된다.

여야는 애초 국회법 개정안을 처리한 뒤 민생관련 법안 60여 건을 처리할 예정이었다. 야당은 행정부 거수기로 전락한 여당과 국정을 논의할 수 없다는 이유를 내세우며 보이콧했다. 하지만 여당은 민생 법안 처리를 미뤄둘 수 없다며 단독 처리 방침을 밝혔다.

한편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책임론으로 사퇴 압박을 받아온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거취 표명을 하지 않았다. 친박계 의원들은 유 원내대표의 사퇴 시한을 늦어도 7일로 못박았다.

김태흠 의원은 6일 "내일 오전까지 기다렸다가 (유 원내대표의) 거취 표명에 변함이 없다면 의원총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유 원내대표가 20일까지 경제 살리기를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어 유 원내대표의 침묵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최두성 기자 dschoi@msnet.co.kr

유광준 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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