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학생부 종합전형 몇 가지 오해와 진실

입력 2015-07-06 05:00:00

대학입시 수시모집에서 학생부 종합전형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하지만 준비해야 할 서류나 평가하는 전형 요소가 다양하기 때문에 수험생들로선 어디에 초점을 맞춰 대비할지 막막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학생부 종합전형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기본적으로 챙겨봐야 하는 것은 서울대가 운영하는 학생부 종합전형의 방식과 내용이다. 교육부가 의뢰한 관련 연구가 서울대에서 주로 이뤄졌을 뿐 아니라 지금까지 입시 현장에서 그 연구 결과를 가장 충실히 반영해온 곳이 서울대여서다. 서울대는 최근 학생부 종합전형의 평가 방식에 대해 학교 현장에서 잘못 이해하고 있는 내용을 바로잡아주기 위해 질의응답 형식으로 자료를 제시했다. 학생부 종합전형을 염두에 둔 학생들을 위해 서울대가 제시한 오해와 진실을 보다 쉽게 재구성해봤다.

◆학교장 추천 '지균' 성적만 보는 것 아니다

-수시모집에서 서류 평가 방식이 전형마다 다른가?

▶'지역균형선발전형'이 학생부 교과전형이라는 생각은 학교 현장에서 하는 가장 흔한 오해 중 하나다. 그래서 아직도 학교장 추천을 할 때 내신 성적이 가장 우수한 학생을 추천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학교가 많다. 하지만 서울대는 수시모집에서 모든 전형을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운영한다. 즉 학생부, 자기소개서, 추천서를 활용해 평가한다. 또 학교 소개 자료를 참고하고 있다.

-서류 평가에서는 교과 성적순으로 선발하나? 또 각 제출 서류마다 배점이 정해져 있고, 자기소개서의 배점이 가장 높은가?

▶학생부 종합전형은 교과 성적을 산출하는 공식이나 보정 점수를 주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다. 학생부 교과 활동과 교과 외 활동 및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을 바탕으로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학생부 종합전형이라는 명칭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이 전형의 서류 평가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은 학생부다. 이를 바탕으로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을 활용해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각 서류에 대한 반영 비율이나 배점을 부여해 합산하는 방식을 사용하지 않는다.

-학교에서 개설하지 않은 과목인데 EBS를 시청하면서 공부했다면 자기소개서에 적을 수 없나?

▶자기소개서 공통양식의 유의사항을 참고하자. 기본적으로 자기소개서는 고교 재학 기간 중 학습한 경험을 중심으로 작성해야 하는데 사교육 유발 요인이 있는 사항은 쓸 수 없다. 이러한 제한 사항 외에 지원자가 더 알고 싶어 수행한 독서활동, 방송 강좌 수강 등 노력한 내용을 기록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학생의 학습 경험은 학교 내 교육과정 속에서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학교 교육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소홀히 한 채 혼자 공부한 기록을 앞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추천서가 당락을 좌우하나?

▶아니다. 학생부와 자기소개서만으로는 지원자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기 쉽지 않은데 이때 참고하는 서류가 추천서다. 따라서 지원자를 관찰한 결과나 학생과의 대화를 통해 인지한 사실 등을 추천인의 관점에서 구체적인 사례 중심으로 작성하면 된다. 다만 추천서는 필수 제출서류여서 제출하지 않으면 불합격된다.

◆자연계열은 과학 Ⅱ 이수 권장, 예술·체육과목 성취내용 반영

-성적이 꼭 향상돼야만 좋은 평가를 받나?

▶성적이 향상되면 떨어지는 것보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다만 고학년이 될수록 동일 과목 수강자가 적어진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평가한다. 선택한 과목의 수준과 수강자 구성 및 인원으로 인해 등급이 나빠지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그런 점들을 충분히 고려해 평가한다는 의미다. 오히려 성적을 받기 수월한 과목만 이수해 결과적인 수치만 좋게 받으려 한 경우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소수 인원으로 구성된 과목을 이수해 석차 등급이 다소 낮아지면 평가에 불리한가?

▶교과 성취도를 평가할 때 단순히 등급이나 원점수만 반영하진 않는다. 지원자가 수강한 과목과 함께 수강한 학생들의 구성, 수강 인원 등을 고려해 평가하기 때문에 소수 학생이 수강한 과목의 등급이 낮아졌다고 해서 불리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학생이 자신의 진로 목표를 고려해 소수 선택 과목을 이수하는 노력을 보일 경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전문과목(심화과목)을 이수하면 유리한가?

▶학교 교육과정이 전문교과를 이수해야 하는 상황을 제외하면 반드시 이수해야 할 필요는 없다. 학생은 학교가 제공하는 교과목을 자신의 진로와 관련해 충실히 이수하면 된다. 가령 자연계열을 지망하는 학생이라면 과학Ⅱ에 해당하는 과목을 충실히 이수하라고 권장한다. 전문과목을 반드시 이수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진로에 맞는 과목을 수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모집단위별로 반영 교과가 정해져 있나?

▶모집단위와 상관없이 학생부에 기재된 모든 교과의 성적을 반영한다. 교과학습발달상황에 기재된 교과 성취도(내신)의 3년간 내용을 그대로 반영한다. 학생이 이수한 과목의 내용, 그 과목에서 성취한 등급, 원점수, 수강한 학생들의 평균, 표준편차, 인원 등을 고려해 학생이 공부한 내용과 그 우수성을 평가한다. 원점수와 석차 등급으로 표현되지 않은 예술'체육교과의 성취 내용도 반영한다.

◆창의적 체험활동 관련…진로희망과 지원 달라도 불이익 없어…R&E, 교과 수업과 관련 노력 있어야

-교외 수상 실적 등 소위 '스펙'이 많은 학생을 선발하는 것 아닌가?

▶학교 밖에서 이뤄지는 활동의 수상 실적은 평가에 반영하지 않는다. 서류를 평가할 때는 학생이 학교 안에서 노력한 교과와 교과 외 활동을 반영한다. 학생이 노력한 내용의 동기, 과정, 결과 모두를 분석하고 학생이 지닌 학업 능력, 학업 태도, 발전 가능성 등을 종합해 학생의 우수성을 평가한다.

-동아리활동은 지원 모집단위 관련 학문 분야와 일치해야 유리한가?

▶창의적 체험활동 내에서의 동아리활동은 학생의 소양을 넓히는 기회로 생각해야 한다. 학습동아리, 체육동아리, 예술동아리, 봉사동아리 등 지원자가 선택한 동아리의 종류를 평가하는 게 아니라 동아리활동을 통해 학생이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성장했느냐에 관심을 둔다. 따라서 동아리활동이 지원 모집단위와 반드시 일치해야 유리한 것은 아니다.

-학생부 진로희망사항과 지원하는 모집단위가 관련이 없으면 불이익이 있나?

▶고교생들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는 늘 변할 수 있으며, 이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진로희망사항에 기록된 직업보다는 학생이 그 같은 목표를 바탕으로 길러온 역량을 살펴본다. 진로희망 기록이 지원 모집단위와 연관성이 적더라도 학생 스스로 설정한 목표를 위해 공부한 배경, 과정, 결과를 종합해 평가한다.

-과제연구를 통한 논문 작성 과정(R&E)을 거쳐야만 좋은 평가를 받나?

▶학생이 특정한 활동이나 경험을 한 사실만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하지는 않는다. 학업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은 교과수업 중 과제 수행 등에서 먼저 이뤄져야 한다. 학업과 관련해 교실과 학교 안에서 노력한 내용은 그 배경, 과정, 결과가 제출하는 서류에 잘 드러날 때 의미 있게 평가받을 수 있다. 외부의 도움을 받기보다는 학생이 주도적으로 선생님과 함께 연구'탐구활동을 한 경험이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경험 자체나 결과를 내세울 게 아니라 학생이 그 활동 속에서 느끼고 노력하면서 발전해나간 이야기를 과정과 함께 보여줘야 한다.

채정민 기자 cwolf@msnet.co.kr

도움말=매일신문 교육문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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