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9시 대구 달서구 송현동의 한 주택가. '어린이보호구역'이라는 팻말이 세워진 골목을 들어서자 빨간 불빛이 새나오는 업소들이 모여 있었다. 한 업소에서는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이 문틈 사이로 바깥을 살피고 있었다. 두 남성이 골목에 들어서자 이 여성은 가게 입구 문에 기대어 들어오라는 듯한 손짓을 했다.
주택가 '어린이보호구역' 내에 일명 '방석집'으로 불리는 유흥업소들이 불법 영업을 하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높다.
도시철도 1호선 월촌역에서 50m가량 떨어진 한 골목. 인근에는 대단지 아파트와 주택, 전통시장, 상가 등이 모여 있어 대낮에는 주민들의 통행이 잦은 곳이다. 하지만 밤이 되면 골목은 6, 7개의 유흥업소가 불을 밝히면서 주민들이 다니기 꺼리는 곳으로 변한다.
심지어 유흥업소 10m 거리에는 유치원 2곳이 있어 골목 입구와 바닥 등에는 어린이보호구역표시가 있다.
큰길을 사이에 두고는 어린이도서관과 초'중'고등학교까지 있다.
인근 주민들은 "밤이 되면 여성들은 아예 이 골목으로 지나다니기를 꺼려한다"며 "밤이 되면 취객들이 오가고 업소 여성들이 호객을 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오가기도 적절치 않다"고 했다.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이들 유흥업소가 들어선 것은 10여 년 전. 한때는 20여 개의 업소가 운영됐지만 6, 7개의 업소만 남아있다. 사실상 여성 유흥접객원이 일하는 유흥업소이고, 성매매 의혹마저 있지만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정해진 주택가에 버젓이 영업을 할 수 있는 것은 이들 업소가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돼 있어서다.
이 때문에 단속도 일반음식점에 적용되는 위생점검 수준에서만 이뤄지고 있다.
달서경찰서 관계자는 "달서구청과 함께 주변 치안 점검이나 호객 행위 금지 계도를 나가는 등 주민들의 생활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는 해당 업소들에 대한 성매매 단속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봄이 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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