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사퇴, 6일 데드라인" 벼르는 친박

입력 2015-07-03 05:00:00

與 최고위 고성 끝 파행…김태호, 퇴진론 거듭 주장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가 굳은 표정으로 회의장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가 굳은 표정으로 회의장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진퇴를 둘러싸고 친박과 비박 간 권력투쟁이 일주일째 평행선을 달리고 있지만 분위기는 일촉즉발의 격돌을 앞두고 있는 형국이다.

친박계가 6일을 유 원내대표 사퇴의 '데드라인'으로 설정한 가운데 여권의 최후 충돌 양상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파국을 막기 위해 유 원내대표가 결국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지 않으냐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그러나 유 원내대표는 묵묵히 업무에만 집중하는 모습이다. 거취에 대해선 여전히 말을 아꼈지만,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최고위 파행, 대충돌의 전초전

친박계는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국회법 개정안이 재의 절차를 밟는 6일 국회 본회의에 배수진을 친 상태다. 개정안 폐기가 확실시되는 만큼 이때까지 유 원내대표가 스스로 물러나지 않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끌어내리겠다는 것.

2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유 원내대표 거취 문제를 놓고 최고위원 사이에 고성이 오간 끝에 회의는 파행했다.

김태호 최고위원이 "오늘이 마지막 고언이 되길 바란다"며 사흘째 '유승민 사퇴론'을 집요하게 거론하자 김무성 대표가 불쾌하다는 듯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한층 격렬해진 여권의 '집안 싸움'은 3일 열리는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고비를 맞는다. 운영위는 애초 2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김 대표의 요구로 연기됐다.

이번 운영위에선 유 원내대표가 위원장으로서 의사봉을 잡은 가운데 이병기 비서실장 등 청와대 관계자들이 업무'결산보고를 하게 된다. 그러나 이어질 질의응답은 유 원내대표 거취와 국회법 개정안 논란이 쟁점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청와대에선 적어도 6일까지 가급적 언급을 삼가자는 기류가 감지되지만, 야당 의원들은 청와대의 입장을 끈질기게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입 닫은 유승민, 업무만 매진

유 원내대표는 사퇴 불가 입장을 밝힌 뒤로 침묵 모드를 이어갔다. 기자들의 질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 "상황 변화가 없다"고 짧게 답하던 그는 이날 자신의 거취에 대한 논란으로 최고위가 파행한 데 대해선 아예 입을 닫았다.

그러면서도 "추가경정예산안을 오는 20일까지 처리하겠다"며 정책 현안에 집중했다. 친박계의 데드라인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유 원내대표가 시간을 두고 '출구전략'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한 비박계 의원은 "나갈 생각이 없는데 출구전략이 있겠느냐"라며 이런 관측을 일축했다.

다만 사태가 길어지면 당청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고 당의 분열이 극심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유 원내대표가 '대승적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비박계의 한 의원은 "(유 원내대표가) 당을 위해서 스스로 어떤 시기가 되면 (거취 문제를) 결정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광준 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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