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안 다니는 '무학터널' 건설 강행 숨겨진 이유는?

입력 2015-07-01 05:57:38

유료 범안로 살리려 희생된 3km 계획도로

대구시의회와 수성구의회가 실효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무학로 추진 과정에서 황금네거리와 범안삼거리를 잇는 계획도로가 교통 분산 효과가 더 크다는 주장을 수차례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구시는 예산 부족과 민자사업 도로인 범안로의 수익 감소를 우려해 교통량 분산 효과가 미미한 무학로 건설을 강행한 것으로 드러나 '예산 낭비'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대구시의회는 황금네거리 지하차도 건설 논란이 일었던 2007~2009년 황금네거리 지하차도 대체 사업으로 황금네거리와 범안삼거리를 잇는 3㎞의 계획도로 건설을 수차례 주장했다.

당시 권기일 의원 등은 "수성SK리더스뷰 사업자로부터 받은 교통개선부담금으로 황금네거리~범안삼거리 도로를 내는 것이 실질적인 혼잡 개선 효과가 있다"며 "황금네거리에서 직선도로를 설치해 대구스타디움까지 접근성을 키우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내년이면 연호동에 대구야구장이 들어서고 2018년 대흥동 수성의료지구가 준공되면 교통량이 증가하는 만큼 황금네거리~범안삼거리 도로가 건설되면 달구벌대로와 유니버시아드로의 교통 분산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수성구의회 강석훈 의원은 "출퇴근 시간이면 시지'경산에서 유니버시아드로를 타고 차들이 범안삼거리 부근에서 정체를 빚고 있다"며 "차들을 분산할 수 있는 황금네거리~범안삼거리 도로 건설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추진하기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1㎞당 도로 건설비가 200억~300억원 정도(무학로는 1㎞에 약 28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3㎞의 황금네거리~범안삼거리 도로는 최소 600억원에서 최대 900억원까지 들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부담금(231억원)을 제외하더라도 600억~700억원의 시비가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시 관계자는 "한 해 전체 대구 내 도로 건설에 들이는 예산이 500억원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큰 비용"이라며 "3, 4년 동안 단계적으로 추진한다고 해도 도로 한 곳에 연간 100억~200억원이나 투입하는 것은 무리다"고 했다.

범안로 민간사업자와의 협약이 황금네거리~범안삼거리 도로 건설의 발목을 잡았다는 주장도 있다.

김창은 대구시의원은 "협약서에 따르면 시가 범안로 도로 교통량의 현저한 감소를 초래한 신규 노선을 신설할 경우 그 손실을 보상한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예산이 없다는 건 핑계고 실은 범안로 협약서 때문에 정작 필요한 도로를 조성하지 못한 것"이라고 밝혔다.

서광호 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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