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견숙의 에세이 산책] 내 아이의 인성 점수는 몇 점일까?

7월 인성교육진흥법 시행을 앞두고 각 시'도교육청은 인성교육 안착을 위한 준비로 분주하다. 학교의 인성교육을 의무화하여 그 성과를 채점하고, 인성 점수를 대학이 반영하는 등 그동안 단위 학교나 시'도교육청 차원에서 이루어지던 인성교육이 범국가적인 차원으로 그 추진체가 커지게 된 셈이다.

개인주의가 만연한 사회와 가정, 학벌 중시 풍토와 입시 위주의 교육, 학교폭력. 그리고 사회의 모습에서 우리는 인성교육의 소홀이 주는 문제점을 너무나 쉽게 찾을 수 있다. 교사뿐만 아니라 교육공동체 모두가 학생들에게 바른 인성을 가르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간다운 품성과 역량을 기르는 인성교육의 구체적 방안에 대한 모색은 소극적이다. 인성이 부족한 학생들이 분명히 있는데도, 교사 역시 그냥 넘어갈 때가 많다. 학업 성취도가 낮은 부진 학생은 꼼꼼히 지도하는데, 소위 '부진한 인성'을 지닌 학생을 어떻게 평가하며,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곤혹스러워하는 것이다.

인성교육의 출발이라고 하는 가정에서도 자녀의 인성을 바른 각도로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내 아이'의 기준으로 보는 경우가 다반사다. '내 아이는 참 착한데'의 시각으로 본다면 당연히 모든 학생의 인성이 바를 텐데, 현실 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다. 가정은 인성교육을 공동으로 담당하고 있는 학교와 신뢰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상호 소통을 해야 한다. 그리고 내 아이의 인성을 바르게 보고 바로잡아줄 수 있는 마음가짐을 심어줄, 제대로 된 학부모 교육도 필요하다. 그래서 내 아이의 인성을 바로 평가하고, 올바르게 자라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이제부터 대학입시나 취업에 인성이 반영되니까, 점수 따기식으로 인성을 공부하게 해서는 도무지 이 법안의 의미가 없다.

예(禮), 효(孝),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

인성교육진흥법에서 말하는 핵심 가치'덕목이다. 감정 조절 프로그램, 행복인식수업, 친한친구교실, 어깨동무학교, 사랑의 도시락데이와 할매'할배의 날까지. 대구시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인성교육 정책들이다. 학교현장에서 안착한 정책도 있고 막 시작한 단계에 있는 사안도 있다. 인성교육진흥법의 시행에 따라 이러한 정책들이 새로운 인성교육에 대한 대구교육공동체와 국가적 요구를 반영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점검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올해 교육부가 주관한 2015년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대구시교육청은 종합 1위를 차지했다. 4년 연속 1위다. 올해는 타 시'도에 비해 압도적으로 우수한 성적이다. 전국 유일, 전국 최초의 타이틀이 몇 개나 된다. '교육수도'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새로 시작되는 인성교육에서는 대구가 또 어떤 활약을 펼칠지 주목해 볼 일이다.

도원초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