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수업/진중권'장하성'조한혜정 등 9명 지음 / 알키 펴냄
이 책의 매력은 자기 분야의 최고 지성으로 불리는 저자들의 대채로운 생각을 엿볼 수 있다는 데 있다. 특히 서로 다른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한 두 저자의 주장이 결국 한 지점에서 만난다든가, 한 사안을 두고 두 저자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모양새를 띠는 부분도 발견할 수 있다.
장하성과 진중권은 각각 경제와 정치 이야기로 글 전반을 이끌고 있으나 결국에는 60대 이상 세대들의 의견이 과잉 대표되는 현재의 투표 결과에 문제를 제기한다. 또 젊은 세대들이 투표장에 나올 것을 독려하는 한편, '자신의 계급에 맞는 투표를 한다'는 주장으로 끝을 맺는다.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전혀 다른 주제의 이야기를 이어가던 박웅현과 장하성이 결국 비슷한 주문을 하는 부분은 신선하기까지 하다. 두 저자는 모두 '좋은 대학에 가라'고 말하는 부모들 나아가 기성세대들에게 '왜'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말한다. 박웅현은 동의할 수 없는 권력에는 굴복하지 않아야 하며, 그것이야말로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하기 위한 첫걸음임을 강조한다. 장하성은 무조건 체제에 순응할 것이 아니라 과연 이 체제가 온당한 것인지 끊임없이 물어가며 개개인이 작은 날갯짓 하나로 사회를 바꿔나가는 '나비 혁명'을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가 하면 조한혜정과 장대익은 과학의 역할과 한계에 대해 날카로운 견해차를 드러내기도 한다.
이 책은 이렇듯 9인의 색깔이 명확히 드러나는 각 글들은 유기적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전혀 상반된 주장을 드러내기도 한다.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강력하게 이어지는 아홉 번의 '생각 수업'을 따라가다 보면, 바쁜 일상과 넘치는 정보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던 삶의 중요한 가치들, 그동안 눈감고 있던 우리 사회의 문제들에 대해 반추하게 된다. 316쪽, 1만5천원.
최재수 기자 bio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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