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책!] 개살이 똑똑 듣는다(대구 연작시집 5집)

입력 2015-06-27 05:00:00

개살이 똑똑 듣는다(대구 연작시집 5집)/ 상희구 지음/ 오성문화 펴냄

모두 10집 발간을 목표로 대구 연작시집 집필에 매진하고 있는 상희구 시인이 늘 내세우는 개념이 바로 모어(母語'어머니의 사투리)다. 2012년 펴낸 1집부터 올해 2월 펴낸 4집까지, 저자는 대구의 명소, 풍물, 인물 등을 사투리로 표현했다. 저자는 "어머니는 청도, 대구, 경산을 아우르는 사투리를 구성지게 잘 쓰셨다. 또한 생활 속에서 언어를 풀어내는 감각도 뛰어나셨다"고 했다. 그래서 저자의 시 작업은 어머니의 어투를 좇는 일이기도 하다.

이번 5집은 사투리를 시의 표현 도구로 쓰는 것을 넘어, 사투리 그 자체에 집중한다. 책 부제 '경상도 사투리의 속살'이 그 의도를 잘 말해준다. 저자는 "경상도 사투리 중에서도 지금은 거의 사라지고 없어진 사투리를 모았다. 특히 요즘 잘 쓰지 않는 옛 관용어, 대구에 살던 어머니나 할머니들이 즐겨 쓰시던 입말의 복원에 역점을 뒀다"고 밝혔다.

책 제목이 된 '개살이 똑똑 듣는다'에서 '개살'은 어린 계집아이의 시기심이나 질투심을 가리키는 대구 사투리다. 뾰루퉁해져 개살을 살짝살짝 드러내던 아이들을 보고 개살이 똑똑 듣는다고 했던 것. '무꾸지이하다'는 무슨 뜻일까. 약간의 시장기를 느껴 뭔가 먹고 싶을 때 완곡하게 쓰는 표현이다. 옛날 밥 먹기 어려웠던 서글픈 생활상을 보여준다. 이를 포함, 저자는 대구 사투리를 소재로 100여 개의 시를 수록했고, 작품마다 사투리에 대한 쉽고 상세한 설명을 각주로 달았다.

이번 5집은 언어학계에서도 크게 주목하고 있다. 이상규 경북대 국어국문과 교수는 "상희구 시인이 대구 연작시집을 통해 그동안 엄청난 경상도 방언을 발굴해 작품으로 형상화했다. 기존 방언사전에 실리지 않은 언어가 상당하다"고 했다. 231쪽, 1만2천원. 황희진 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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