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총선 출마 공식화…달아오른 '수성갑'

입력 2015-06-25 05:03:11

대선 텃밭? 지역발전? 민심은 어디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24일 오후 대구 시내 한 식당에서 내년 총선 대구 수성갑 출마를 선언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24일 오후 대구 시내 한 식당에서 내년 총선 대구 수성갑 출마를 선언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24일 내년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수성갑의 총선 열기가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김 전 지사의 수성갑 출마에 따라 수성갑 조직위원장 공모는 5파전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여당과 수성구민의 차가운 시선

김 전 지사는 전국적 지명도를 가진 정치인이지만 그의 수성갑 출마를 보는 대구 시민들의 시선은 차갑다.

또 여권 내에서도 시선이 곱지 않다. 그의 출마와 관련, 여당 내에서도 '너무 편한 곳만 찾아간다'는 삐딱한 시선이 있다.

그의 수성갑 출마는 '당에 대한 기여'희생'과는 배치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김 전 지사는 지난해 7'30 서울 동작을 재보선을 외면했다. 대신 김 전지사는 새누리당의 텃밭 대구를 선택했다. 이 때문에 대구의 여권 및 시민들은 김 전 지사의 출마를 두고 대권 교두보 확보를 위한 선택으로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초선 의원은 "김 전지사가 대구를 선택한 것은 앞으로 대권가도에서 확실한 지역 기반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차기 대선에서 유승민 원내대표와 경쟁을 하거나 껄끄러운 관계에 빠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지사가 수도권이 아닌 대구로 온다는 것은 국회의원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곧바로 영남 후보로 대선전에 나가겠다는 뜻 아니겠느냐. 이 때문에 대구경북 정치권에선 김 전 지사를 마뜩잖아 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김 전 지사는 경기도지사 시절 TK뿐 아니라 지방을 수도권 발전의 장애물로 인식했다는 비판을 받고있다. 노무현정부에서부터 분 국가균형발전 바람을 두고 '대수도론'으로 맞섰다. 나아가 서울'인천'경기의 규제완화를 촉진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한 기업지원기관장은 "과연 김 전 지사가 지방에, 대구경북에 얼마나 애정을 갖고 있는지 묻고 싶다. 그가 수성갑에 출마하려면 수도권 규제완화론에 대한 해명부터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성갑 새정치민주연합 출마자인 김부겸 전 의원과 김 전 지사의 모교인 경북고등학교 동문 내부에서도 김 전 지사에 대한 시각이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이 맞붙었던 3년 전에도 동문의 분열로 파열음이 적지 않았다. 동창회가 갈라져 균열 봉합에 적잖은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경북고 동문 사이에선 '경북고 2차대전'에 속내가 편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수성갑 선거전 벌써 달아올라

수성갑 조직위원장 공모에는 이미 강은희 새누리당 국회의원(비례대표)과 정순천 대구시의회 부의장, 임재화 법무법인 반석 대표변호사가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덕영 하양중앙내과 대표원장도 25일 새누리당 대구시당에서 수성갑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4명의 조직위원장 후보는 '정치거물'인 김 전 지사에 대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강은희 의원은 지난 12일 새누리당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구를 대권의 디딤돌로 삼을 국회의원이 아니라, 대구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김 전 지사를 겨냥했다. 이어 "누가 대구의 사정을 가장 잘 아는지, 누가 수성구민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지, 누가 사심 없이 대구와 수성구를 위해 정성을 다해 일할 사람인지 지켜봐 달라"고 했다.

지난 15일 출마 선언을 한 정순천 대구시의회 부의장은 "수도권 규제완화를 부르짖던 분이 어떻게 지금은 지역을 대변하고 발전시키겠다는 것인가. 수도권에 출마하거나, 진정 지역민을 위해 일하겠다면 대권포기를 선언하라"고 김 전 지사를 공격했다.

임재화 법무법인 반석 대표변호사도 23일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김 전 지사에 대해 "정치적 거물이지만 수성갑에 지지 기반이 없고 정치적 소신이 왔다 갔다 한다"고 평가했다.

김 전 지사가 새누리당의 최종 관문을 통과하면 김부겸 새정치연합 전 의원과 맞붙게 돼 대구 수성갑이 내년 총선 최대의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모현철 기자 momo@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