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류중일 감독은 19일 SK와의 인천 경기에 앞서 "차(車)와 포(包)를 떼고 장기를 두는 격"이라고 말했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팀의 핵심 선수들에 대한 비유였다. 그는 장원삼'박석민이 이미 2군으로 내려간 상황에서 왼쪽 무릎이 좋지 않은 주전 1루수 채태인마저 이날 경기의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이같은 라인업의 변화는 결과적으로 대역전극의 복선이 됐다.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채태인이 주인공이었다. 비록 규정타석 미달로 타격 순위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지만 채태인은 자신의 별명이 왜 '천재'인지를 증명해 보였다.
삼성이 8회에 터진 채태인의 역전 3타점 2루타를 앞세워 SK를 7대3으로 물리쳤다. 38승28패가 된 삼성은 2위로 올라섰다. 또 팀 간 맞대결에서도 3승3패로 균형을 맞췄다.
류중일 감독은 2대3으로 뒤지던 8회 나바로'최형우의 안타와 이승엽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의 기회를 잡자 김정혁 대신 채태인을 대타로 내보냈다. 지난달 5월 10일 SK전 이후 모처럼만에 1군 경기에 나선 김정혁이 직전 타석까지 3타수 무안타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리고, 채태인은 좌중간을 꿰뚫는 싹쓸이 2루타로 류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5대3으로 승부를 뒤집은 삼성은 이어진 공격에서 이지영의 적시타까지 나오면서 3점 차이로 달아났다. 또 9회에는 2루타를 치고 나간 구자욱이 박해민의 내야땅볼 때 홈을 밟아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그러나 삼성은 7회까지는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다. 박한이-구자욱-나바로-최형우-이승엽-김정혁-이영욱-이지영-김상수 순으로 짜인 타선은 득점 기회에서 연방 헛방망이만 돌렸다. 고질병처럼 굳어진 적시타 빈곤 현상이 이날도 어김없이 발목을 잡았다.
3회까지 SK 선발투수 김광현에게 완벽하게 봉쇄당하던 삼성은 4회 나바로의 좌월 투런포(시즌 22호)로 2대3까지 추격했으나 5회에는 2사 2, 3루에서 박한이가 범타로 물러났다. 6회에는 선두타자 구자욱이 2루타를 치고 나갔지만 홈을 밟지 못했다. 또 7회에는 2사 만루 기회에서 구자욱이 삼진으로 돌아섰다.
삼성 선발투수, 알프레도 피가로는 7이닝 동안 8피안타 3실점으로 호투, 시즌 10승(3패) 고지에 선착했다. 반면 피가로와 에이스 맞대결을 펼친 SK 김광현은 7이닝 동안 삼진 7개를 곁들이며 5피안타 2실점으로 역투했으나 불펜이 역전을 허용하며 시즌 9연승 행진에 실패했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