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양연마공업 손기락·동기 父子, 영남대에 기부 대물림

입력 2015-06-18 05:00:00

20년간 발전기금·장학금 1억 쾌척…선친도 문화재급 유물 132점 기증

3대에 걸쳐 영남대에 발전기금과 장학금을 기탁해 온 삼양연마공업(주) 손기락 회장 일가가 17일 영남대를 방문했다. 왼쪽부터 노석균 총장, 손기락 회장, 손동기 사장, 손제니 이사. 영남대 제공
3대에 걸쳐 영남대에 발전기금과 장학금을 기탁해 온 삼양연마공업(주) 손기락 회장 일가가 17일 영남대를 방문했다. 왼쪽부터 노석균 총장, 손기락 회장, 손동기 사장, 손제니 이사. 영남대 제공

영천에 본사를 둔 삼양연마공업㈜이 3대(代)에 걸쳐 영남대학교 기부를 대물림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손기락(77) 삼양연마공업 회장과 아들 손동기(53) 사장 부자는 17일 영남대를 찾았다. 이날 손 회장은 노석균 영남대 총장을 만난 자리에서 "아버지가 평생 모은 문화재를 지역민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해준 영남대에 감사하다"며 "지역의 대표 대학으로서 대학이 발전하고, 학생들이 공부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지난 2004년부터 대학 발전기금과 '헥트(Hecht)장학금' 등 지금까지 총 8천500만원을 기탁했다. 그 이전부터 신소재공학부 학생들에게 전달한 장학금을 포함하면 영남대에 기탁한 발전기금과 장학금이 20여 년간 1억원을 넘는다.

영남대와 삼양연마공업의 인연은 손 회장의 아버지(고 수암 손세호 삼양연마공업 초대회장)로부터 출발한다. 손 회장은 부친의 뜻에 따라 1976년 영남대 박물관에 삼국시대 도기, 고려시대 상감청자, 조선시대 청화백자 등 도자기 118점과 고서화 12점을 포함해 문화재급 유물 132점을 기증했다. 영남대 박물관은 수암 기증실을 따로 마련해 상설 전시하고 있다.

손 회장이 매년 기탁하고 있는 헥트장학금은 29년의 전통을 가진 장학금이다. 헥트장학금은 손 회장이 1968년 미국 알프레드대학에서 유학할 당시 동갑내기 공학도로 친형제 이상으로 우정을 쌓은 노만 헥트(77) 미국 데이튼대학 명예교수와 장성도(77'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로회원) 박사와의 인연에서 시작한다.

1986년 봄, 노만 헥트 교수와 장성도 박사는 일본에서 열린 국제학회에 참석했다. 이때 헥트 교수는 장 박사의 주선으로 장 박사의 모교인 영남대를 방문해 특강을 하게 된다. 장 박사는 영남대 전신인 대구대학 1기 졸업생이다. 당시 헥트 교수는 영남대가 감사의 뜻으로 전한 강사료 전액을 그 자리에서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이후 오랜 친구이자 동료학자였던 이들은 후배 공학도들을 위해 장학금을 기탁하기로 뜻을 모았고, 손 회장이 그 약속에 동참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노석균 영남대 총장은 "대학 총장이자 지역민의 한 사람으로서 3대째 가업을 이어오면서 지역사회와 대학 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이 존경스럽다"며 "영남대도 이러한 정신을 발판삼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대학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상준 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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