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메르스 공포…남구 공무원 감염루트는?

입력 2015-06-16 05:42:15

3주 전 삼성병원 방문…주민센터 20여일 근무, 몇 명 접촉?

메르스 1차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나타낸 공무원 K씨가 근무하고 있는 대구 남구청 대명3동주민센터 모습.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메르스 1차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나타낸 공무원 K씨가 근무하고 있는 대구 남구청 대명3동주민센터 모습.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대구에서 15일 처음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1차 양성 판정을 받은 대구 남구 대명3동주민센터 공무원인 K(52) 씨는 3주일 전 메르스 확산 병원으로 지목돼 최근 부분폐쇄조치까지 취해진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다녀왔다.

그는 지난달 27일부터 이틀 동안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한 어머니(78)의 병문안 차 이곳 응급실을 방문, 하룻밤을 응급실에서 지냈다. 어머니는 최근 메르스 환자로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K씨도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됐을 어머니로부터 메르스 바이러스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K씨가 어머니의 병문안을 다녀온 이후 15일까지 '일상생활'을 계속하면서 엄청나게 많은 숫자의 접촉자를 낳았다는 점이다. 그동안 의심증세가 없어 민원인을 상대하는 등 일상생활을 한 것이다. 이에 따라 K씨와 직접적으로 접촉한 민원인은 물론 주민센터 직원 등을 통해 접촉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K씨의 부인도 남구청 공무원인데다, K씨의 두 자녀(서울 소재 대학생'H중 3년)가 그동안 평상시와 똑같이 학교에 다닌 것으로 확인되면서 남구청 공무원과 구청 민원인은 물론, 대구의 학교에도 메르스 확산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K씨는 노인과 저소득층 등을 상담하는 업무를 했고, 지인들과의 술자리에 참석한 적도 있었다고 대구시는 설명했다. K씨와 밀접 접촉자가 많은 것으로 확인된 만큼 보건당국은 이들을 하나하나 파악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K씨는 13일부터 심한 기침과 고열 증세가 나타나자 15일 출근을 하지 않았으며,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한 지 보름이 지나서야 남구보건소에 자진 신고했다.

2차 감염도 우려된다. K씨는 서울삼성병원을 다녀온 후 부인과 중학생인 아들과 함께 생활했다. 특히 부인은 민원인들과의 접촉이 잦은 남구청 공무원으로 재직 중이다. 남구청은 15일 구청 전체 방역을 실시하는 한편, 부인과 접촉한 공무원들을 모두 집으로 돌려보냈다.

중학생인 K씨 자녀도 문제다. 20일 동안 정상적으로 등'하교를 반복하면서 이 학교 학생은 물론 교직원까지 메르스 위험에 노출됐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확진 판정이 나면 격리자가 엄청나게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욱진 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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