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뽀] 경북 첫 확진 환자로 공포심 확산…"세월호보다 경기 더 나빠"

입력 2015-06-15 05:07:30

포항 죽도시장·경주 관광지 손님 절반 확 줄어

경북에서 첫 메르스 확진자가 나오면서 보건 당국과 지역사회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14일 경주 주요 관광지가 휴일임에도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끊겨 한산한 모습이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경북에서 첫 메르스 확진자가 나오면서 보건 당국과 지역사회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14일 경주 주요 관광지가 휴일임에도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끊겨 한산한 모습이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지난 12일 경상북도 내 첫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포항과 인근 경주가 메르스 공포로 요동치고 있다.

경북 1호 메르스 환자가 많은 학생들과 접촉이 잦을 수밖에 없는 포항의 한 고등학교 교사 Y(59'경주) 씨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방역 당국이 이 학교 학생과 교직원 223명에 대해 대규모 관찰조사에 들어가자 포항'경주시민들은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 특히 경북도 내 최초 메르스 사태가 SNS와 인터넷 등을 통해 갖가지 루머로까지 번지고 있어 포항'경주시민들의 공포심을 부추기는 실정이다.

14일 오후 포항 죽도시장과 영일대해수욕장은 휴일임에도 한산했다. 시장 한 상인은 "평소에 비해 방문객이 반 토막이 났다"고 울상지었다. 그나마 시장을 찾은 손님들은 더운 날씨에도 마스크나 장갑을 끼는 등 온 동네가 메르스 여파에 몸살을 앓고 있었다.

죽도시장 인근에서 만난 한 택시기사는 "메르스 소식이 있고 나서 손님이 확 줄었다. 아무래도 집 밖에 나와 술을 마시거나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을 삼가는 탓"이라며, "나부터도 아내가 며칠 정도는 쉬라고 부탁할 정도다. 이 사태가 지나가기 전까지는 경기침체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오는 27일 전면 개장을 앞두고 있는 포항시내 해수욕장도 예년과 다른 썰렁한 풍경에 한숨을 쉬고 있다. 영일대해수욕장 인근 상인은 "본격적인 여름 성수기를 맞아 해수욕장 등 포항 관광산업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Y씨의 거주지인 데다, 시내 병의원 3곳을 Y씨가 방문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경주도 사정은 비슷하다.

경주 보문단지의 대표적 관광명소인 경주월드'캘리포니아비치 경우, 예년 이맘때엔 주말'휴일 평균 방문객이 5천500명에 달했지만 최근엔 1천 명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82%나 급감한 것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세월호 사태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지난해보다 55%나 줄어든 수치"라면서 "경주의 호텔 등 관광업계 종사자들이 '요즘은 손님 그림자도 보기 힘들다'고 넋두리를 할 정도"라고 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14일 '53만 포항시민에게 드리는 말씀'이라는 담화문을 통해 "실시간 상황과 예방 대책을 수시로 보도하고 있으므로 시민들은 너무 동요하지 말고 예방 대책에 따른 신고와 예방 수칙을 잘 지켜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경주 이채수 기자 cslee@msnet.co.kr

포항 이상원 기자 seagull@msnet.co.kr

포항 신동우 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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