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워 볼까요] 왕초보 낚시-무더위를 피해 동해로 떠나자!

입력 2015-06-11 05:00:00

1) 방파제 테트라포드를 탐색 중인 루어 낚시인. 2) 8.02피트의 바다 루어대와 낚인 광어의 모습. 사진 한국낚시방송 제공
1) 방파제 테트라포드를 탐색 중인 루어 낚시인. 2) 8.02피트의 바다 루어대와 낚인 광어의 모습. 사진 한국낚시방송 제공

'밀프리카' '대프리카'라는 인터넷 신조어를 들어본 적 있는가? '지역명+아프리카'를 합친 말로 더위가 아프리카 못지않다는 뜻이 있는 말이다. 밀양, 청도와 함께 무더위 탑3 안에 드는 대프리카, 대구. 많은 분이 살을 따갑게 만드는 뜨거운 햇살에 낚시는커녕 집 밖으로 나갈 수도 없는 상황을 겪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더위 중 반갑게도 동해의 Rock-Fishing(록-피싱)이 호조황을 보이고 있다.

◆푸른 바다 연안을 노리는 루어 낚시, Rock-Fishing!

록-피싱이 대중에게 알려진 건 불과 4, 5년 사이다. 많은 루어 낚시인이 배스와의 권태기를 겪으며 바다로 나아갔고, 우럭이나 노래미, 광어 등 어초에 서식하는 어종들이 연안 가까이 올라와 루어를 공격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후 피서를 핑계 삼아 많은 낚시인이 동해의 갯바위와 방파제에서 루어 낚시를 시도했고, 조황은 가히 놀라울 정도였다. 50㎝급이 넘는 우럭이나 80㎝에 가까운 광어가 여기저기서 낚인 것이다. 그 후 잡지계에서는 록-피싱 전문 잡지를 출간하기도 했고, 많은 사람이 관심을 두고 연안 포인트를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물론 예전부터 행해져 왔지만, 업계에서는 본격적인 록-피싱의 전성시대는 아직 열리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오래전부터 유행하던 갯바위 찌낚시나 농어 루어낚시와 달리 왜 록-피싱은 대중의 큰 인기를 얻지 못하는 걸까? 나는 가장 큰 이유가 포인트에 대한 믿음이라고 생각한다. 조수 간만의 차가 큰 서해나 갯바위 찌낚시 인구에 많은 포인트를 내어준 남해와 달리, 동해는 한가로운 갯바위와 방파제가 많다. 여기에 바닥까지 보이는 동해의 맑은 물색은 선뜻 루어 낚시인의 캐스팅을 망설이게 한다. 과연 이곳에 대상어가 있을까? 있다 한들 루어에 반응을 할까 하는 의문이 드는 동해의 포인트. 걱정하지 마라. 지난 2주간 울진 연안에서 광어 호조황이 이어졌다. 동해 연안 포인트는 그만큼 때가 덜 탔다.

◆Rock-Fishing, 더 멀리! 더 많이!

록-피싱 기본 장비는 사실 배스 장비를 사용해도 무난하다. 물론 염분 저항력이 있어 바다 겸용이 가능한 장비일 경우에는 말이다. 하지만 물이 맑은 동해에서는 6~7피트 사이의 배스 로드를 사용하기에 제약이 많다. 배스 로드는 비거리에 한계가 있어서 일출, 일몰 시간대나 밤, 파도가 일어 물색이 흐려졌을 때 출조해야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물색이 맑은 만큼 대상어의 경계심도 높기 때문이다. 동해 연안 포인트를 공략하려면 최대한 긴 로드를 쓰는 게 좋다. 그렇다고 마냥 긴 로드를 사용하면 캐스팅으로 인한 피로도와 루어 운용 시 감도 저하 등 부작용이 많다. 로드의 적당한 길이는 7~8피트, 길게는 9피트 정도가 적당하다. 로드의 스펙에 따라 운용하는 채비의 무게는 달라지겠지만, 될 수 있으면 로드에 적혀 있는 최고 무게에 맞게 채비를 사용하는 것도 비거리 향상에 좋은 방법이다. 동해의 록-피싱은 연안에서 최대한 멀리 캐스팅하고, 최대한 많이 캐스팅해 포인트를 샅샅이 뒤져야 한다. 경계심이 많은 대상어가 그 포인트에 있어도 쉽게 루어를 공격하지 않기 때문이다.

◆포인트 진입 전 정보 입수는 필수!

바다 앞에 서면 막막한 기분이 든다. 포인트가 한정된 저수지에서 배스 하나만 찾아 공략하는 것과 탁 트인 바다에서 광어, 우럭을 찾는 것은 확률부터 다르다. 그래서 록-피싱은 포인트 정보가 매우 중요하다. 대상어가 연안으로 들어오는 시즌 파악과 주요 포인트의 수중 지형에 관한 정보는 필수이다. 또한 밀물과 썰물 시간대를 확인해야 하며, 물때에 따른 포인트 변화에 대한 정보까지 얻는다면 금상첨화이다. 물론 준비 없이 무작정 덤벼들어도 대상어를 만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무더위 속에서 기약 없는 입질을 무작정 기다리길 권하지는 않는다. 록-피싱 인터넷 카페나 포항~울진에 있는 루어 숍에 방문하면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될 수 있으면 전화 문의보다 방문을 추천한다. 낚시 업계도 인터넷이 활성화되고 창고형 매장이 생겨나면서 작은 가게가 문을 닫고 있다. 장비만 싸게 사면 낚시가 가능한가? 아니다. 모든 낚시는 포인트에 대한 정보가 있어야 가능한 법이다. 가격 차가 심한 로드를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라고는 말 못 하지만, 출조 시 필요한 바늘이나 봉돌, 루어 정도는 출조지 인근 가게에서 사는 것을 권한다. 작은 물건이라도 팔아주면서 숍 주인과 친분을 쌓다 보면 언젠가는 1급 정보라 할 수 있는 포인트 정보도 들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낚시점과 낚시인이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비법이다.

◆Rock-Fishing도 에지!

연재 초기에 배스 낚시에서 에지의 중요성을 강조한 적이 있다. 공간과 공간의 경계면, 변화가 시작되는 면인 에지는 록-피싱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포인트 정보를 입수한 후 꼭 위성 지도를 보고 대충 수중 지형을 파악하고 출조하자. 인터넷 위성 지도를 켜고 동해를 살펴보면 생각보다 연안 수중 지형이 잘 보인다. 물이 맑은 탓에 위성 지도에서도 방파제와 갯바위, 수중 여와 모래밭 등 또 다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록-피싱이 가능한 포인트들은 주로 방파제와 모래밭이 만나는 곳, 방파제와 갯바위가 만나는 곳, 모래와 수중 여가 잘 섞여 있는 곳 등의 에지다. 특히 방파제 테트라포드와 모래가 만나는 곳, 갯바위와 모래가 만나는 부분 등을 잘 탐색하다 보면 쉽게 대상어를 만날 수 있다. 또한 모래의 급사면과 수중 여가 잘 발달한 곳에서는 대형급 광어도 비교적 쉽게 만날 수 있다.

◆Rock-Fishing은 안전이 최우선!

자연을 상대로 뭔가를 얻고자 하는 모든 낚시가 그렇듯이, 록-피싱도 굉장히 위험하다. 특히 테트라포드 끝이나 갯바위 끝자락에서는 한 번의 헛디딤이 큰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렇기에 안전 장비에 더욱 신경 써야 하는 낚시이기도 하다. 미끄럼 방지가 가능한 갯바위화나 등산화, 구명조끼는 필수다. 또한 이동 시 바닥의 질을 체크하고 움직여야 하며, 어둠이 내리기 전 이동 루트를 미리 짜두는 게 좋다. 그리고 가급적 2인 이상 움직이는 것이 좋고, 포인트 진입 전 외부의 지인에게 출조지 정보와 시간을 말해 두는 게 좋다. 혹시나 하는 안일한 마음이 큰 사고를 부른다. 꼭 명심하고 실천하자.

이성호/한국낚시방송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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