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쉬웠다'…수능까지 이어질까?

입력 2015-06-08 05:00:00

6월 모의평가 과목별 출제 경향 살펴보니

자신의 위치를 확인해 어느 대학에 지원할지 판단할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6월 모의평가는 상당히 중요한 시험이다. 4일 6월 모의평가가 실시된 가운데 대구 정화여고 3학년 학생들이 3교시 영어시험을 치르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자신의 위치를 확인해 어느 대학에 지원할지 판단할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6월 모의평가는 상당히 중요한 시험이다. 4일 6월 모의평가가 실시된 가운데 대구 정화여고 3학년 학생들이 3교시 영어시험을 치르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미리 가늠해볼 수 있는 자료가 된다.

특히 6월 모의평가는 입시 전략을 세우는 데 중요한 요소다. 최근 대학입시에서 수시모집 비중이 커지고 있는데 수시 원서 접수를 앞두고 결과가 나오는 6월 모의평가를 바탕으로 지원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 각 입시업체가 제시한 자료를 바탕으로 4일 치러진 6월 모의평가의 과목별 출제 경향과 난이도, 등급 구분 점수, 학습 전략 등을 살펴봤다.

◆국어 영역

지난해 수능시험 유형과 전반적으로 유사하게 출제됐다. A형과 B형 모두 화법 5문항, 작문 5문항, 독서 4개 지문, 문학 5개 지문으로 구성됐다. 다만 독서 영역에서 지난해 수능시험 때와 달리 이번 모의평가에서는 A형, B형 모두 예술 지문이 출제되지 않았다. A형은 작년 수능시험과 비슷하게, B형은 그보다 좀 더 쉽게 출제됐다는 평가다.

송원학원 차상로 진학실장은 "작년 수능시험에 문학 지문이 늘었지만, 수준은 평이했고 EBS 교재의 반영 비율도 70% 이상 유지됐다"며 "시기별, 분야별로 나오는 EBS 교재 속 이론과 새롭게 선보인 유형, 고난도 문항 등을 집중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도 A형과 B형 모두 EBS 교재에 수록된 지문과 작품으로 구성, 대체로 쉬웠다고 분석했다. 특히 B형은 만점자가 약 2% 나올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곳 김희동 소장은 "화법, 작문, 문법 영역은 개념을 숙지하지 않으면 틀리기 쉬워 교과서, EBS 교재의 개념 설명 부분을 꼼꼼히 챙겨봐야 한다"며 "독서, 문학 영역은 EBS 교재를 학습하기 전 최소한 최근 5년간의 기출문제를 충분히 섭렵해두는 것이 효과적이다"고 했다.

◆수학 영역

수학 A형은 전년도 수능시험과 비교해 비슷하거나 약간 어렵고, B형은 그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년도 수능시험 때와 달리 도형에 무한등비급수를 활용하는 문항이 출제됐고, B형에만 출제됐던 '수열의 증명 과정 완성' 문항이 A형과 B형에 모두 나왔다. 반면 작년 A, B형 공통 문항이었던 로그 함수의 실생활 문항은 이번에 출제되지 않았다.

비상교육 입시평가연구실 이치우 실장은 "A형의 '로그의 성질 활용 문항', B형의 '주어진 조건을 만족시키는 함수를 찾아 그 함수 적분값의 최댓값을 구하는 문항' 등 두 유형의 30번 문항이 어려워 1등급 구분 점수는 작년 수능시험 때보다 다소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은 이번 모의평가의 흐름과 비슷하게 올해 수능시험 수학 B형은 작년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될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수학 B형이 기대 이상으로 쉽게 나와 상위권 수험생들 간 변별력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곳 임성호 대표이사는 "재수생이 늘고 수학 B형과 과학탐구 영역의 응시 인원이 증가한 것으로 미뤄볼 때 자연계열 최상위권 학생들은 수능시험 기출문제에서 다소 변형된 문제를 많이 접해보는 게 좋을 것"이라고 했다.

◆영어 영역

영어는 지난해 수능시험보다 쉬웠다는 것이 입시업계의 중론이다. 교육부가 애초 발표한 대로 영어를 쉽게 출제한다는 기조가 그대로 유지됐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수능시험 때처럼 변별력을 갖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의 파악'과 '세부 정보'(세부 사항)를 묻는 문항에서 예년과 달리 EBS 교재의 지문을 그대로 활용하지 않고 주제, 소재, 요지가 다른 유사 지문을 활용해 문제를 낸 것이 눈에 띄는 부분이다.

지성학원 윤일현 진학지도실장은 "1등급 구분 점수는 100점에 이를 정도로 쉽게 출제됐다"며 "EBS 교재와의 연계율을 높이면서 한글 해석본을 그대로 암기하는 공부 행태가 만연하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 EBS 교재의 지문을 그대로 활용하는 대신 간접 연계 방식을 택한 것"이라고 했다.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는 이번 수능시험 때도 대의 파악, 세부 정보 관련 문항은 EBS 교재 속 지문을 활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곳 이종서 소장은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평소 모의평가 성적이 3등급 이하인 학생들은 시험이 쉽지 않다고 느낄 수도 있다"며 "이 성적대 학생들은 영어가 쉽게 나온다고 마음을 놓을 게 아니라 지문 독해 시간을 단축하는 연습 등 영어 학습 계획을 치밀하게 세워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고 했다.

◆탐구 영역

사회탐구 영역은 최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출제 경향이 그대로 유지됐다. 제시된 자료가 좀 더 늘어나거나 시사적인 소재를 활용해 구성한 문항들이 눈에 띄었다. 과목별 난이도는 대부분 지난해 수능시험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생활과 윤리 경우 분배 정의, 문명의 갈등과 화합 등 세계화와 관련된 소재가 돋보였다. 윤리와 사상에선 흐름도와 벤 다이어그램 등으로 구성된 문항이 출제됐다. 한국사는 지도와 인물을 활용, 다소 까다로운 문항이 배치됐다. 동아시아사 경우 생소한 지문이 있었으나 전체 난이도는 지난해 수능시험과 비슷하거나 다소 쉬웠다. 세계사는 최근의 뉴스를 결합한 문항이 2개였다.

한국지리는 지도와 그래프 등 제시된 자료를 분석하는 문항이 많았다. 세계지리에선 유화, 판화 등 예술 작품을 자료로 제시한 점이 신선했다. 법과 정치 경우 사례 분석 문항이 다소 까다로웠으나 경제는 평이한 수준이었다. 사회 문화는 청소년의 팬덤 문화, 2015년의 K리그 상황 등 시사적인 문항이 포함됐다.

과학탐구 영역 경우 물리Ⅰ은 작년 수능시험보다 쉽고, 물리Ⅱ는 비슷하거나 약간 쉬웠다. 개념을 확인하는 문항부터 사고력과 응용력을 요구하는 문항까지 다양한 유형과 수준으로 출제됐다. 화학Ⅰ'Ⅱ는 모두 작년 수능시험보다 다소 어려웠다. 읽고 해석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항, 깊이 있는 사고력이 필요한 문항도 출제됐다.

생명과학Ⅰ은 작년 수능시험과 비슷하고, 생명과학Ⅱ는 그보다 다소 쉬웠다. 단원별로 고르게 출제됐고, 배경 지식을 묻는 문항들이 많았다. 유전 관련 문항들은 난도가 높았다. 지구과학Ⅰ은 작년 수능시험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지구과학Ⅱ는 좀 더 어려웠다.

송원학원 차상로 진학실장은 "교과서 내용을 충분히 이해해 배경지식을 익혀두고 과목별로 자주 이용되는 용어나 공식은 암기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채정민 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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