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설비·염료 개발이 과제로
대구시'다이텍연구원(이하 다이텍)이 올 상반기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으로 선정된 '물 없는 컬러(염색)' 기술 도입을 앞두고 전용 염색 설비'염료 개발이 필수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물 없는 컬러 사업은 염색산업의 고질적 문제로 지목된 염색 폐수를 완벽히 없애주는 기술이다. 기존 염색작업에는 대량의 물이 쓰이는 만큼 올해 박근혜 대통령이 '제7차 세계물포럼'에서 중요성을 강조한 '물 에너지 관리' 이슈와도 맞물린다.
물 없는 염색에는 전용 설비인 '초임계 유체 염색기'(super critical fluid dyeing machine'이하 초임계 염색기)가 필요하다. 현재 이를 생산하는 곳은 네덜란드 기업 다이코(Dyecoo)사가 유일하며, 비용도 3대 1개 세트에 50억원 수준으로 비싸다.
다이텍에 따르면 국내 기술로 초임계 염색기를 신규로 개발하면 같은 규모의 설비 비용이 최대 18억원으로, 지역 섬유업체는 비용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게 된다.
설비의 핵심 요소는 고압 공기탱크다. 공기 압축기(컴프레서)로 주입한 압축공기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이 상태를 염색이 끝날 때까지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구의 ㈜대주기계가 1천 바(bar) 상당의 내부 압력에도 버틸 수 있는 공기탱크를 생산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이 기업은 2013년 미국기계기술자학회(ASME)의 압력용기 기술 인증을 받은 바 있다.
초임계 가스에 녹일 수 있는 전용 염료도 필수 요소다. 나일론'울 염색용 '산성 염료'와 면 염색용 '반응성 염료'는 초임계 가스에 잘 녹아들지 않는다. 이 때문에 폴리에스터'나일론'아크릴 등을 염색할 때 쓰는 '분산 염료'가 주로 쓰일 전망이다. 다만 기존 분산 염료는 물에 녹기 쉽도록 계면활성제를 포함하는데, 이것이 초임계 상태에서 제대로 녹지 않다 보니 염색 후에도 섬유에 뭉쳐 남을 우려가 있다.
국내 화학'염료 전문 기업인 ㈜경인양행 이의재 연구소장은 "우리나라보다 앞서 물 없는 염색에 뛰어든 나라들도 전용 염료 기술을 완벽히 확보히지 못했다. 초임계 가스에 쉽게 용해되고 계면활성제를 넣지 않은 순수 분산 염료의 원리'생산 방식을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다이텍은 '물 없는 컬러'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는 대로 설비'염료 개발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도현 다이텍 전략기획본부장은 "초임계 염색기와 전용 염료를 개발'생산하면 물 없는 염색 기술을 우리나라가 온전히 보유할 수 있다"고 했다.
홍준헌 기자 newsforyou@msnet.co.kr
초임계 유체 염색기=밀폐 기기에 액화 이산화탄소와 전용 염료, 섬유를 넣은 뒤 내부 압력을 250바(bar: 1bar=1㎥ 부피에 1㎏ 상당 무게를 가하는 힘)까지 높이고, 이 상태로 염색이 끝날 때까지 섬유 롤을 회전시키는 기계다. 이 같은 과정을 거치면 액화 이산화탄소가 '초임계 상태'(액체와 기체의 중간 상태 고압 가스)로 변하고 여기에 염료가 녹아들며 섬유에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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