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으면 다리 저리고 마비
퇴직한 후 등산을 즐기는 노모(72) 씨는 최근 집 주변 산책조차 못할 처지가 됐다. 오른쪽 엉덩이부터 다리까지 저리던 증상이 점점 심해지면서 최근에는 5분도 제대로 걷지 못할 지경이 됐기 때문이다. 단순히 허리가 아픈 것이라 생각했던 노 씨는 파스를 붙이고 다리에 물리치료를 받았지만 좀처럼 통증이 나아지지 않았다. 노 씨는 병원에서 '척추관 협착증'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은 뒤에야 통증이 사라졌다.
척추관 협착증은 척추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 일부가 좁아지면서 마비 증세가 오는 질환이다. 다리로 가는 신경은 허리 척추에서 나오기 때문에 척추관이 좁아지면 다리가 저리거나 통증, 근력 약화, 감각저하 등을 겪게 된다. 그러나 흔히 디스크로 부르는 '추간판 탈출증'과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쉬면 낫고, 걸을 때 다리 마비
척추관 협착증은 50대 이후에 발생하는 척추의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이다. 나이가 들면서 척추관 주위에 있는 인대가 두꺼워져 추간판(디스크)이 튀어나오거나 척추뼈가 척추관 안쪽으로 들어오면서 척추관의 공간이 좁아지고, 이곳을 지나는 신경이 압박을 받아 통증과 저림 증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은 앉아 있을 때보다 똑바로 서거나 걸으면 심해지는 게 특징이다. 특히 걸을 때 다리와 엉덩이 부위가 심하게 저리고 당기기 때문에 다리를 절며 걷는 경우가 많다. 다리가 무거워지고, 약간 아픈 느낌과 함께 다리에 힘이 없어진다. 이런 증상은 갈수록 심해져 조금만 걸어도 쉬어야 움직일 수 있는 정도가 된다.
척추관 협착증은 디스크라고 부르는 '추간판 탈출증'과 혼동하기 쉽다. 허리 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은 척추 신경이 압박받는 질환으로, 다리에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요통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요통은 대부분 근육이 경직되면서 느낀다.
추간판 탈출증은 돌출된 추간판이 직접 신경을 눌러 다리가 당기고 아프지만, 척추관 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져 통증보다는 다리가 저리고 아픈 마비증세가 생긴다. 또 추간판 탈출증은 24시간 지속적인 통증을 느끼지만 척추관 협착증은 누워서 쉬거나 쪼그리고 앉으면 증상이 사라지고 서 있거나 걸을 때 다리에 증상이 나타난다.
◆신경성형술로 증상 완화
척추관 협착증은 초기에는 물리치료나 보조기, 운동요법 등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약물치료로 통증을 줄이고, 근력 운동을 하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이 사라지지 않는 환자들은 신경성형술을 받는 경우가 많다. 척추관과 연결돼 있는 꼬리뼈의 작은 구멍을 통해 특수카테타를 삽입해 통증을 일으키는 부위의 유착과 신경압박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시술 시간이 10여 분 정도로 짧고 시술 후에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한 점도 장점이다. 고령이거나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 환자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비수술적 요법으로도 호전되지 않으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척추관 협착증 수술은 척추관 안으로 자라나온 군뼈, 군살을 제거한다. 특히 최근에는 뼈와 관절을 제거하거나 뼈 이식이나 금속 내고정을 하지 않는 최소감압술을 많이 한다.
최호 수성한미병원 척추센터소장은 "척추관 협착증은 나이가 들면서 흔히 나타나는 퇴행성 질환이며, 무엇보다도 정확한 감별진단을 통해 적절한 치료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성현 기자 jacksoul@msnet.co.kr
도움말 최호 수성한미병원 척추센터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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