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 다르크를 사로잡은 영국군은 1431년 5월 30일 마녀로 낙인 찍어 산 채로 화형에 처했다. 열아홉 살 때였다. 영국인들은 지금도 잔 다르크('아르크 사람 잔'이라는 뜻)를 고유명사로 인정하지 않고 '조운 오브 아크'라는 엉뚱한 이름으로 부르며 분을 삭인다. 지는 '1,000년 밀레니엄'을 일궈낸 100인에 그녀의 이름을 올렸다.
글을 읽을 줄도 쓸 줄도 몰랐지만 신앙심 하나만은 누구 못지 않았던 시골처녀 잔 다르크는 1412년 1월 6일 프랑스 동레미에서 태어났다. "나라를 구하라"는 신의 계시를 받은 것은 열세 살 때였다. 그러나 열일곱 살이 돼서야 샤를 왕세자로부터 흰 갑옷과 왕가의 문장이 수놓인 군기를 전달받았다. 전선을 종횡무진 누비며 좌절과 실의에 빠진 프랑스군의 사기를 되살려, 최후의 방어선 오를레앙을 해방시키고 기적의 연전연승을 거뒀다. 영국은 그녀를 '마녀'로 매도했지만, 인류는 '성녀'로 기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