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3조 절감? 발효 시점? 하후상박?
28일 여야가 합의한 공무원연금 개정안은 당초 개혁 목표에 비해 여전히 미진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인사혁신처는 이달 초 개혁안이 나오자 70년간 보전금 497조원, 총 재정은 333조원의 절감 효과가 있다고 밝혔지만 연금 전문가들은 투명한 재정 추계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분석이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 같은 재정 절감 효과는 물가 상승을 무시한 경상가격, 경상가치여서 이것을 실질가치로 환산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연금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금의 100조원과 20년 뒤의 100조원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지금 333조원은 경상적으로 모든 금액을 총합한 것이기 때문에 왜곡될 수 있다는 것.
발효 시점도 문제다. 연금 지급률을 1.7%까지 인하하는 데 20년이 소요돼 재정절감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개정안은 2010년 임용자(60세)와 2010년 이후 임용자(65세)로 이원화 된 연금개시 연령을 65세로 일원화하는 데는 2033년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고위직에 대한 강도 높은 개혁을 해야 하는 '하후상박'(下厚上薄) 논란도 잠재우지 못했다. 연금수급액이 많은 고위층을 위한 기준 소득액 상한 조정도 1.8배(804만원)에서 1.6배(715만원)로 조정하는 데 그쳤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관계자는 공무원연금 개정안에 대해 "지급률 1.9%에서 1.7%로 내리는 것으로 타협할 수밖에 없다면 속도 조절이라도 빨리해 20년이 아닌 5년 내에 끝내야 했다. 바람직한 개혁은 1.6%까지 내려가는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2060년 바닥날 기금 고갈 시점을 2100년 이후로 늦추려면 현재 9%인 보험료율을 재정 추계 때마다 2%씩 단계적으로 올려 2028년에는 15%가 되도록 인상해 나가야 하는데 이번 합의안은 반쪽짜리 개혁안이라고 지적했다.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을 연계한 것에 대해서도 국민들의 비판이 많다. 계명대 사회복지학과 한 교수는 "공무원연금 개혁 과정에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를 관철하려 했는데 과연 그들이 국민적 대표성이 있는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일본과 이탈리아는 1990년대 연금개혁을 하면서 수천 번 토론회를 열었고 사회적 기구는 모든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데 우리는 협상에 참여한 사람들의 의견을 관철하기 위한 창구가 됐다"고 비판했다.
황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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