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감염자 12명으로 늘어…해외 대중교통 이용 가능성, 접촉자 모두 파악 힘들 듯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첫 감염자 A(68) 씨와 같은 병원에 입원했던 I(56) 씨가 29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보건당국의 통제에서 벗어나 해외 출장까지 간 K(44) 씨도 메르스 환자로 판명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발생한 메르스 환자는 모두 12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모두 국내 첫 메르스 환자인 A씨에게서 옮은 것으로 보건당국은 보고 있다.
보건당국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환자는 10번째 환자인 K씨다. K씨는 첫 환자인 A씨가 있는 병실에서 4시간 동안 머물렀던 '밀접 접촉자'인데도 보건당국에 신고하지 않아 11일간이나 일상생활을 했다. K씨는 세 번째 환자 C(76) 씨의 아들이고 네 번째 환자인 C씨의 딸 D(46) 씨의 동생이다. K씨는 지난 19일 발열 증상이 나타나 22일과 25일 한 병원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았고, 25일 의료진에게서 해외 출장 취소를 권유받았지만 26일 중국으로 출국했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K씨의 이동 경로를 필사적으로 추적하고 있다. 우선 K씨의 부인과 K씨가 방문한 의료기관의 의료진 10명, 직장 동료 180명, 항공기에서 K씨 주변에 있던 탑승객 28명을 찾아 발병 여부를 확인 중이다. 그러나 K씨가 어떤 장소에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해 이동했으며 누구를 어디에서 만났는지 행적을 일일이 파악해야 하는 형편이다. 보건당국은 K씨가 탑승했던 비행기의 승객들에 대한 추적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K씨가 다중이용시설을 방문했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했다면 접촉자를 모두 찾기는 불가능하다.
K씨에게 메르스가 감염된 3차 감염자가 나온다면 문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4차, 5차 감염자까지 메르스의 확산 속도가 엄청나게 증폭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메르스 감염 환자가 10명으로 늘면서 국내 첫 메르스 환자인 A씨가 '슈퍼 전파자'일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발생한 메르스 환자 모두 A씨와 1~4시간가량 직'간접적으로 접촉했던 이들이다. 슈퍼 전파자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전문가들은 한 사람이 8명 이상을 감염시킨 경우 슈퍼전파자로 분류한다.
이에 따라 메르스 바이러스가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로 변이했는지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통상 메르스는 환자 1명당 2차 감염자 수가 1명을 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에는 1명당 2차 감염자 수가 9명이나 된다. 아직까지는 A씨가 바이러스를 보유한 양이 많아서 다수를 감염시켰다는 설명이 더 우세하다.
보건 전문가들은 환자 1명이 9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 게 확인된 만큼 이제는 3차 감염자 발생 여부와 지역사회 확산 방지, 바이러스 변이 가능성 등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장성현 기자 jacksoul@msnet.co.kr'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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