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바시아' 차우찬, 제구력 불안 '오명' 벗어나

입력 2015-05-29 22:45:04

삼성, LG에 4대1 승리…최형우 나바로 홈런 공동선두로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삼성 선발 차우찬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삼성 선발 차우찬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 라이온즈의 차우찬에게는 팬들이 붙여준 두 가지 별명이 따라다닌다. '차르 봄바'와 '차바시아'이다. 옛 소련이 만든 수소폭탄인 '차르 봄바'는 차우찬이 제구력 불안으로 마운드의 폭탄 노릇을 한다는 의미이다. 반면, '차바시아'는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특급 좌완투수 C.C 사바시아(뉴욕 양키스)의 이름에서 따왔다. 물론 차우찬은 후자를 훨씬 좋아한다.

29일 잠실 LG전에서의 차우찬은 완벽한 '차바시아'였다. 6일 만에 선발 등판한 차우찬은 8이닝을 3피안타 1실점으로 틀어막고 팀의 4대1 승리를 이끌었다.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이달 23일 KIA전에 이은 2경기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실점 이하 선발 투구)였다.

2년 만에 선발 로테이션에 복귀한 차우찬은 올 시즌 LG와의 경기에서 유난히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2경기에서 12.2이닝을 소화하며 4실점(평균자책점 2.13)으로 호투했으나 불펜진이 불을 지르면서 팀이 역전패했다. 이 때문에 차우찬은 4월22일 NC전 이후 승수를 쌓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만큼은 달랐다. 1회 LG 선두타자 오지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상쾌하게 출발한 차우찬은 3회까지 5탈삼진을 뺏으며 퍼펙트 투구를 선보였다. 4회 오지환의 2루타에 이은 후속 타자들의 연속 내야 땅볼로 1실점 하기는 했으나 5'6회는 선두타자들에게 안타를 내주고도 무실점으로 막았다. 7회를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처리한 차우찬은 8회에도 마운드를 지키며 자신의 시즌 최다 이닝 투구를 시즌 3승으로 자축했다.

차우찬이 힘을 내자 타선도 화답했다. LG 선발투수 류제국을 상대로 2회에는 최형우가, 3회에는 나바로가 홈런 쇼를 펼쳤다. 나란히 시즌 17호 홈런을 쏘아 올린 최형우와 나바로는 에릭 테임즈(NC)와 함께 이 부문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삼성은 2대1로 앞서던 5회 공격에서 안타를 치고 나간 박해민이 상대 실책을 틈타 3루까지 뛰다가 태그아웃되는 바람에 분위기를 넘겨줄 뻔했다. 그러자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함께 태극마크를 달았던 김상수가 차우찬의 특급 도우미로 나섰다. 2사 후 타석에 들어선 김상수는 류제국의 체인지업을 끌어당겨 왼쪽 담장을 넘겨버렸다.

8회 박한이의 1타점 3루타로 쐐기점을 올린 삼성(29승20패)은 임창용이 9회를 무안타 무실점으로 책임지며 선두 NC(28승19패)와의 승차를 없앴다. 임창용은 시즌 12세이브로 SK 윤길현과 이 부문 공동 선두가 됐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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