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동네의원 지도 크게 변화
격화된 의료계 경쟁이 대구경북 동네의원 지도를 바꾸고 있다. 예전 같으면 병원 문만 열고 있어도 환자가 줄을 섰지만 이제는 동네를 잘 잡아야 병원을 유지할 수 있는 시대가 닥쳤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동네별 삶의 질에 영향을 주고 있다.
대구는 도심, 그리고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큰 아파트 단지나 향후 인구 증가세가 예상되는 동네 쪽으로의 의원 이동이 심화하고 있다.
대구시가 파악한 2004~2014년 개원의 현황에 따르면 최근 개발이 집중된 달성군은 최근 10년간 85.4%나 늘어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고 ▷동구 69.1% ▷북구 67.3% ▷수성구 66.1% 등이 뒤를 이었다.
증가세는 다른 곳에 뒤졌지만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는 거의 모든 진료과목에 걸쳐 의료기관 수가 증가했다. 내과와 외과, 마취통증의학과, 이비인후과, 피부과 등이 대거 문을 열었다.
북구에는 외과와 소아청소년과, 안과가 많이 몰렸다. 중구는 단연 성형외과와 피부과가 많았다. 중구 전체 의원 212곳 가운데 전문과목이 없는 일반 의원을 제외하면 성형외과가 40곳으로 가장 많다.
반면 달서구는 동네의원 개원이 정체 상태다. 정신건강의학과와 외과, 신경외과, 마취통증의학과, 소아청소년과, 비뇨기과, 가정의학과 등은 10년 전에 비해 오히려 수가 줄었다.
이런 가운데 경북은 8개 시'군에서 개원의가 오히려 줄어드는 등 의료 서비스 기반이 갈수록 약해지는 중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경북 개원의 수는 2006년 1천131곳에서 지난해 말 현재 1천190곳으로 5.2%(59곳) 증가했다. 숫자는 늘었지만 인구가 많은 시(市) 편중 현상이 뚜렷하다. 포항'구미와 고령, 군위, 성주, 칠곡, 경산 등 대구권에만 개원의가 증가했다.
영덕과 영양, 예천, 울진, 의성 등은 개원의 수가 줄었다. 김천은 시인데도 의원 10곳이 사라졌고, 영양은 일반의원 1곳이 의료기관의 전부다.
김재왕 경북도의사회 회장은 "경북의 군(郡) 단위 주민들은 진료를 받기 위해 먼 길을 가고 있다"며 "젊은 의사들 수가 계속 줄고 있어 지역의 의료 인프라가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장성현 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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