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회사와 고용계약 없어…수익 높이려 난폭·과속 운전
대구 법인택시 중 30%에 이르는 2천여 대가 도급 택시로 운영되는 것으로 추정돼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택시회사가 운전기사를 고용하는 것과 달리 계약직 운전기사가 일정액만 택시회사에 내면 나머지 수입은 챙기는 방식의 도급 택시는 무리한 운행에 따른 난폭'불친절 운전에다 사고 우려까지 높은 실정이다.
택시 업계에 따르면 도급 택시는 기사에게 임금과 연료비를 주지 않고, 하루 약 6만원을 받고 택시를 제공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택시 업계는 대구 법인택시 6천900여 대 가운데 30%가 도급 형태로 운영 중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달서구의 A택시회사는 보유한 택시 40여 대 중 30여 대를 도급 택시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는 도급 기사로부터 차종에 따라 하루 5만5천원에서 6만3천원만을 받고 택시를 운행하도록 하고 있다. 심지어 몇몇 택시는 사납금을 4만원으로 낮춰 2명이 교대로 운행하고 있다. 이 업체에서 월급을 받는 정식 기사들은 하루 40ℓ의 연료를 받고, 사납금 12만1천원을 내고 있다.
동구의 B택시회사는 차량 70여 대 중 50여 대가 도급 운영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업체는 4대 보험에 가입시키지 않는 형태로 불법 계약을 맺어 기사로 채용한 사실이 2013년 11월 대구시에 적발되기도 했다.
도급 택시의 경우 자격 요건이 까다롭지 않아 운전사 중 신용불량자나 기초생활수급자가 적잖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택시회사에 정식으로 취업할 경우 월급 압류나 취업 활동에 따른 생계비 지원 중단 등 불이익을 받기 때문에 도급 형태로 일하고 있다. 이들은 수익을 올리려고 난폭'과속 운전을 일삼기도 한다.
A택시회사의 한 기사는 "회사가 도급 기사 관리를 전혀 하지 않는다"며 "사고나 불친절 등으로 고발이나 신고를 당하는 대부분이 도급 기사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들 때문에 기존 택시의 영업질서가 흐트러지는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택시 업계를 전수 조사해 도급 사실이 적발된 업체엔 행정조치를 취한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택시운영과 관계자는 "7월까지 모든 택시회사를 대상으로 조사해 월급을 지급하지 않는 근로형태 등 위반사항이 확인되면 개선명령 등을 내릴 계획"이라고 했다.
서광호 기자 kozmo@msnet.co.kr
※도급 택시=운송사업자가 운전기사와 형식적인 근로계약을 체결한 뒤 일정한 사납금만 받고 월급을 주지 않는 형태로 영업하는 택시다. 운전기사는 사납금을 제외한 나머지를 수입으로 챙긴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