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 일흔 넷 동갑내기 노부부와 풍류견 길순이

입력 2015-05-25 05:00:00

KBS2 '반려동물극장 단짝' 오후 8시 30분

강원도 정선 해발 700m 고지 굽이굽이 동강의 물길이 운치를 더하는 봉화치 마을엔 풍류를 즐길 줄 아는 누렁이, 길순이가 산다. 그런 녀석을 가족으로 맞아 9년째 동고동락하는 이들은 배옥희(74) 김성한(74) 부부이다. 경치 좋고 공기 맑기가 으뜸인 곳에 살다 보니 이젠 웬만한 사람보다 풍류를 더 즐길 줄 안다. 녀석이 특히 즐기는 것은 바로 배옥희 할머니와 함께하는 커피 시간이다.

우연히 접하게 된 커피 맛에 흠뻑 빠져 이제는 할머니가 커피 잔만 들고 있어도 꼬리부터 흔들며 녀석의 공식지정 재롱인 '경례'로 화답을 한다는데. 게다가 할머니 부름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그곳이 험한 산속이라 해도 쏜살같이 달려가 할머니의 경호원을 자처하니 평소 아무리 먹고 놀고 잔다 한들 어찌 예뻐하지 않을 수 있을까.

반면, 김성한 할아버지는 할머니만 따르는 길순이가 눈엣가시다. 녀석은 할아버지가 찾으면 본체만체 여간 차갑게 구는 게 아니다. 할머니는 매 끼니 녀석의 입맛까지 걱정해가며 밥을 챙기고 눈만 뜨면 길순이 안부부터 살핀다. 그로 인해 할아버지는 날이 갈수록 할머니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 것만 같다. 첩첩산중 강원도 산골에서 꽃피우는 길순이네 이야기를 25~28일 오후 8시 30분 KBS2 TV '반려동물극장 단짝-내 이름은 김길순'에서 소개한다.

한윤조 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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