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두산 잡고 1위 복귀…1007일 만에 천적 니퍼트에 승리

입력 2015-05-21 00:06:28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 홍라희 여사와 아들 이재용 부회장이 21일 잠실야구장에서 삼성-두산전을 관람하며 웃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 홍라희 여사와 아들 이재용 부회장이 21일 잠실야구장에서 삼성-두산전을 관람하며 웃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두산의 경기. 5회 초 무사 때 삼성 이흥련이 안타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두산의 경기. 5회 초 무사 때 삼성 이흥련이 안타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 라이온즈의 '차세대 안방마님' 이흥련은 팀 내 대표적인 '저비용 고효율' 선수다. 1군 첫해였던 지난해 백업 포수로 88경기에 출장, 팀의 통합 4연패에 적지않게 이바지했다. 구단도 그런 그에게 연봉 100% 인상으로 공로를 인정해줬다. 올해 5천만원을 받은 이흥련은 연봉 협상 직후 "구단에서 도장만 찍으라고 해서 계약에 1분도 안 걸렸다"면서도 환하게 웃었다.

하지만 출장 기회는 오히려 줄었다. 올해 팀당 144경기로 일정이 늘어나면서 코치진이 엔트리의 투수 숫자를 더 늘렸기 때문이다. 이흥련은 3월 29일 대구 SK전에 나선 이후 줄곧 2군에 머물다 이달 19일에야 1군에 복귀했다.

기회만 기다려왔던 만큼 이흥련의 컴백 신고식은 화려했다. 팀이 25대6의 기록적 대승을 거둔 20일 경기에서 대타로 나선 7회, 2타점 2루타를 터뜨린 데 이어 21일 경기에선 결승타와 도루 저지 2개로 경기의 수훈갑이 됐다.

삼성이 이흥련의 알토란 같은 활약에 힘입어 두산을 6대1로 제압하면서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시즌 맞대결에서 4전 전승을 거둔 삼성은 '천적' 더스틴 니퍼트를 무너뜨려 기쁨이 두 배가 됐다. 삼성이 페넌트레이스에서 니퍼트에게 패배를 안긴 것은 2012년 8월 18일 이후 1천7일 만이다.

8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이흥련은 삼성이 승기를 잡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삼성은 2회 최형우의 안타와 박석민의 2루타로 무사 2'3루의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이승엽'박해민의 내야땅볼 때 3루 주자들이 홈에서 연속으로 태그아웃됐다. 상대 투수가 니퍼트란 점을 고려하면 경기 흐름을 완전히 뺏길 상황이었다.

이흥련 역시 지난해 니퍼트에게 5타수 1안타로 약했다. 그러나 2사 1'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흥련은 자신감 있게 배트를 휘둘렀고, 타구는 중견수 키를 훌쩍 넘겨 떨어졌다.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는 결승 2타점 2루타를 친 이흥련은 5회에도 내야안타를 때려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이흥련은 수비에서도 반짝반짝 빛났다. 2회 오재원의 2루 도루를 저지한 데 이어 2대1로 쫓긴 3회에도 정확한 송구로 김재호를 2루에서 잡아냈다. 두산의 추격 공세를 완벽히 끊는 '작품'이었다.

삼성은 6회 2점을 추가, 삼성전 9연승을 노리던 니퍼트를 그라운드 밖으로 쫓아냈다. 박한이의 안타에 이은 도루, 박석민의 2루타, 박해민의 적시타가 이어지면서 점수는 4대1. 이후 7회에는 구자욱이 KBO리그 첫 팀 4천 홈런을 완성하는 투런아치를 그려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삼성 선발투수 장원삼은 6.2이닝을 산발 5피안타 1실점으로 막아 시즌 4승(4패)을 거뒀다.

한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 홍라희 여사와 아들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귀빈석에서 김인 구단 대표이사와 함께 관전했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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