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시철도 3호선 일부 역사의 천장과 벽면 등이 모두 유리여서 더위 때문에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햇빛이 유리를 통과해 내부 온도를 높이지만, 더운 공기는 쉬 빠져나가지 않는 온실 효과 때문이다. 이런 형태의 역은 30곳 가운데 팔거'만평'원대역 3곳이다.
이들 역에는 햇빛 투과율을 줄이는 필름을 붙였지만 실제 온도 측정 결과 역 구내는 지상보다 4, 5℃가 높았다. 30℃ 중후반을 오르내리는 대구의 여름 더위를 생각하면 한 여름철에는 40℃에 이른다는 얘기다. 그러나 역 구내에는 이를 피할 시설이 전혀 없다. 결국, 승객은 열차가 오기까지 땡볕 아래와 다름없는 더위를 버텨야 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대구도시철도공사 측은 미관 때문에 통유리를 설치했으며, 겨울에는 따뜻한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커튼 월(Curtain Wall)이라 불리는 통유리 공법은 외관상으로는 보기가 좋지만, 실내 더위와 유리에 되비쳐 나가는 빛의 반사 효과 등으로 이미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대표적인 것이 대구시 달성군청 청사다. 2005년 완공한 이 청사는 외관을 통유리로 마감해 그해 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 대통령상을 받을 정도로 건축미가 뛰어났다. 그러나 정작 그 안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은 여름마다 고통이었다. 아무리 냉방기를 가동해도 찜통더위에서 벗어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달성군은 10년 만인 지난해 2억5천만원을 들여 통유리를 걷어내고 모두 개방형 창문으로 바꿨다.
대구는 전국에서도 이름난 더위의 도시다. 사전설계 때부터 이러한 점을 고려해 최소한의 차양 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것은 분명한 잘못이다. 그러나 문제점이 드러난 만큼 빨리 고쳐야 한다. 당장 역 구내에 그늘막을 설치해 승객이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강제로 공기를 순환시킬 방법을 찾거나 미관을 포기하더라도 햇빛이 통과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 이와 함께 도시철도 3호선이 23일로 개통 한 달째를 맞는 만큼 그동안 드러난 세세한 문제점을 모두 분석해 부족한 점은 보완해야 한다. 또한, 태풍 등 자연재해에 대한 방재시설과 승객 중심 편의시설을 다시 한 번 점검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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