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 잡히기 전까진 절대 아니다 '부인'…생각지도 못했던 인물과 깜짝 결혼
시기를 막론하고 스타의 열애는 항상 대중의 관심을 집중시킨다. 사생활인 만큼 모른 척 넘어가 줬으면 좋겠다는 게 열애설 당사자들의 마음이겠지만, 대중의 사랑을 먹고사는 직업이라 그렇게 자유로울 수만은 없다. 일단, 연예인의 입장에서 들키지 않고 조용히 데이트를 즐길 수 있다면 최선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적절하게 알리고 좋은 이미지를 만드는 데 집중하는 게 현명하다. 이 과정에서 연예인 본인뿐 아니라 소속사 스태프 등 관계자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톱스타 배용준이 걸그룹 슈가 출신 박수진과의 결혼 사실을 알린 5월 중순, 언제나 눈길을 끄는 스타들의 열애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박수진과 결혼 발표한 배용준, 이거야말로 '멘붕'
배용준의 결혼 발표는 수년간 연예계에서 불거진 열애 및 결혼 소식 중 가장 놀라운 뉴스였다. 교제를 시작한 지 3개월여 만의 결혼 발표인 데다 상대가 박수진이라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배용준이 공개적으로 열애 사실을 인정하며 만났던 여성은 두 명. 미모의 CF 감독 이사강과 LS산전 회장의 차녀 구소희다. 잘 알려진 여자 스타들과 만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던 적은 있지만 사실로 확인되진 않았다. 사실상 배용준이 연예활동보다 사업에 전념하고 있는 터라 결혼을 한다면 재벌가의 여성을 배우자로 선택하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나왔던 게 사실이다. 그렇지 않다면 아예 톱스타나 일반인 중 한 명이 될 가능성도 있을 거라는 예상도 나왔다. 2013년 당시 일본의 스포츠지가 배용준과 구소희의 열애 사실을 보도하고 배용준 측이 인정하면서 '결혼이 임박했다'는 추측이 나왔지만, 정작 '임자'는 따로 있었다.
배용준과 박수진의 열애 기간이 3개월 남짓으로 짧아 연예계 내에서도 아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게다가 박수진을 배용준의 연인'급'이라고 생각한 이도 없었을 것 같다. 배용준이 일본 열도를 뜨겁게 달아오르게 만들었던 한류 1세대 톱스타인 데 반해 박수진은 연예계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다가 최근 들어 '먹방여신'이란 타이틀로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아예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라면 모를까 연예계 내에서 남녀 관계라는 구도로 두 사람을 놓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 필자 역시 당황스럽긴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따져보면 박수진의 이성적 매력은 상당한 것 같다. 축구선수 백지훈과의 공개 열애 이후로도 로이킴과 열애설이 불거져 화제가 됐고, 유노윤호'손호준'박서준'김희철 등 연예계의 내로라하는 젊은 남자 스타들과도 상당한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년간 강남 일대에서, 대학로 공연장에서 박수진이 또래 남자 스타와 함께 다니는 모습을 직접 본 것도 여러 번이다. 박수진이 남녀를 막론하고 워낙 친구가 많은 것으로 유명한 건 사실. 그래서, 매번 '사귀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가지고 접근하진 않았다. 하지만, 아무리 '친구'라고 하더라도 대개 남자들이 이성으로 전혀 관심이 없는 여자를 일일이 챙긴다는 건 비정상 아닌가. 그것도 수많은 팬을 거느린 스타들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런데도 박수진의 주변에 그렇게나 많은 남자 스타들이 있었다는 건, 박수진 본인이 '친구'라고 우긴다고 하더라도 그가 가진 이성적 매력이 상당했다고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게다가 배용준이라는 거물급 스타의 마음까지 사로잡았으니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다. 그것도 사귄 지 3개월 만에 배용준으로 하여금 결혼 발표를 하게 만들었으니 당신이 '위너'다.
◆열애설에 대처하는 연예인의 자세
앞서 박수진은 2010년 축구선수 백지훈과의 열애설을 인정하는 과정에서 당시 소속사 관계자들의 어설픈 대처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이미 백지훈과의 교제 사실이 공공연하게 알려진 가운데 결별설이 흘러나왔는데도 박수진의 소속사에서는 "만난 적도 없는데 헤어진다는 게 말이 되냐"고 강하게 부인해 오히려 논란을 부추겼다. 알 사람은 다 아는 관계를 굳이 부인해 비난만 받았다. 당시 필자 역시 해당 열애설을 취재하기 위해 박수진의 소속사 측과 소통했는데, 이날 종일토록 이어진 그들의 '말 바꾸기'는 결국 "잘 만나고 있는 걸로 정리합시다"로 끝났다. 자사 소속 연예인의 열애 사실을 어떻게든 감추려고만 노력하다 역효과가 나자 인정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 하지만 오락가락하는 사이에 소속 연예인의 이미지는 실추됐다. 배용준의 행복한 피앙세가 된 박수진의 과거사를 굳이 꺼낸 건 이미 잘 알려져 있는 내용인데다 그 당시 박수진 본인이 아닌 소속사 측의 대외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는 말을 하기 위함이다.
이처럼 연예인의 열애설이 불거졌을 때는 열애설 당사자의 태도만큼이나 소속사 등 관계자들의 대처 역시 중요하다. 특히 이성과의 만남은 연예인의 이미지를 상승시킬 수도, 또는 실추시킬 수도 있는 사안이라 공개 과정에 있어서도 신중한 태도를 취해야만 한다.
그렇다 보니 일단 열애설이 불거지거나 관련 취재가 시작되더라도 '증거 사진'이 없다면 '모르쇠'로 일관하는 경우가 많다. 결혼이 아니라면 굳이 열애 사실을 알려 부담감을 안고 가야 할 이유도 없다. 특히 수년 전부터 몇몇 온라인 연예매체의 '파파라치'식 보도가 성행하면서 이젠 '증거 사진' 없이는 열애설 보도가 불가능해지는 상황에 이르렀다. 사안의 특성상 당사자가 끝까지 부인하면 밝혀낼 방법이 묘연해지는 게 열애 보도다. 그러니 연예 기획사가 소속 연예인의 열애설에 대해 '일단 막아놓고 보자'는 식으로 나오는 것도 이해는 간다.
단, 과거 박수진의 예처럼 연예계 전반에서 사실이라고 인지되고 있는 건을 굳이 숨기려 하다가는 문제만 커진다. 정경호와 소녀시대 수영의 소속사 역시 수차례 불거진 열애설과 관련한 보도를 묵살하다 '증거 사진'이 나오자 어쩔 수 없이 인정했다. 그 사이에 정경호 측은 "여자친구가 있지만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 등의 위장막을 사용했고, 수영의 소속사 역시 마찬가지였다. 거짓말로 열애설을 막았다는 사실에 한동안 실망한 팬들의 원망을 들어야 했다.
일단 열애 보도가 나왔을 때는 최대한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다. 시간을 오래 끌 경우 '둘 사이에 뭔가 있어 말 맞추기를 하는 게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다. 상대적으로 인기가 많은 이성 연예인과의 열애설을 인기 상승의 기회로 사용하려는 케이스도 드물게 발견된다. 또는 무명 연예인을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괜히 열애설을 퍼트리는 경우도 없지는 않다. 일단 열애설의 주인공이 되면 기사가 온라인에 도배되고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올라 화제가 되므로 이름을 알리는 기회로 생각한다면 나쁘지 않다. 어차피 무명이라면 잃을 것도 없다.
지난 2월 임은경과 열애설에 휩싸인 임창정은 자신의 팬 커뮤니티에 '일단 진짜인 척하고 실시간 검색 3일만 가자. 또 잘하면 진짜 사귈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라고 너스레를 떨며 열애 사실을 부인했다. 열애설은 사실이 아니지만 노이즈 마케팅의 기회로 사용할 수도 있을 거라는 뉘앙스의 '개그'로 상황을 유쾌하게 넘겼다.
활동에 지장을 초래할까 봐 열애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김소은과 손호준의 경우가 그렇다. 열애 보도 이후 양측은 "호감을 가지고 있지만 현재 사귀는 사이는 아니다"는 식으로 정리했다. 이 과정에서 "김소은이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가상 연애를 하고 있어 인정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사실 여부를 떠나 '일' 때문에 '사랑'을 부인한다는 건 참 슬픈 일이다.
정달해(대중문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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