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블루밸리 3.3㎡당 1만7천원 매입, 현금 대신 13만8천원에 팔아 넘겨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포항 블루밸리 산업단지 조성 과정에서 '땅장사'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블루밸리 지구 내에서 이주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저소득층 등 사회적 약자에게 불리한 조건(본지 14일 자 6면 등 보도)으로 땅을 분양한 LH여서 인근 주민들의 비난 여론은 더욱 커지고 있다.
LH는 블루밸리 내 전답이나 임야 등의 개발을 대행해준 업체 2곳에 전체 공사비 가운데 30%가량을 땅으로 줬다. LH는 주민들에게 전답이나 임야 등을 3.3㎡당 적게는 1만7천원, 많게는 7만원에 사들인 뒤 땅값을 최대 열 배나 부풀려 하청업체들에 부지 조성 공사비로 지급했다.
이들 하청업체들은 3.3㎡당 13만8천원에 땅을 받아 블루밸리 조성 공사비로 처리했다. 이런 식으로 업체들에 지급한 땅은 7만여㎡. 현금으로 따지면 320억원에 육박한다.
LH는 2개 하청업체에 공사비 대신 지급한 땅값만으로도 가만히 앉아 200억원 넘는 돈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된다. 하청업체 역시 부지 조성을 마치고 땅을 팔면 받은 가격의 5, 6배 가까운 수익을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
LH가 헐값에 사들인 땅을 가지고 개발사업을 한다는 지적도 있다. 공시지가상 가격이 형편없는 산을 깎은 뒤 아파트를 지어 분양하려 하는 것이다. 3.3㎡당 1만여원에 불과한 땅(임야)을 매입한 LH는 평탄작업을 거쳐 아파트 분양을 통해 3.3㎡당 500만~600만원을 벌어들일 것으로 보인다.
김익태 블루밸리 이주민 비상대책위원장은 "무주택 서민 주거 안정과 국토의 효율적 개발을 위해 설립된 우리나라 대표 공기업인 LH가 서민들을 상대로 땅장사로 돈을 번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서민들로부터 땅을 싸게 매입해 비싸게 되판 뒤 돈을 챙기는 LH의 사업 행태는 공기업으로서의 존립 의미를 부정하는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도로, 공원 등 블루밸리 조성공사로 생기는 땅 가운데 상당 부분이 기부채납 형태로 시민들에게 돌아간다. 공익 목적 땅을 모두 빼면 블루밸리 조성으로 벌어들이는 돈이 그리 많지 않다"며 "이주민 보상비와 분양가 등은 철저한 원가 계산 아래 이뤄진 것이므로 폭리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포항 박승혁 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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