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선 사퇴, 靑 참모·내각 사퇴 도화선?

입력 2015-05-19 05:34:05

명분은 연금 개혁 조율 실패, 총선 겨냥 예정 수순 분석많아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이 18일 전격 사퇴했다. 정가에서는 조 수석의 사퇴가 내년 총선 출마에 관심이 있는 청와대 참모진이나 국무위원들의 사퇴 도미노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이 18일 전격 사퇴했다. 정가에서는 조 수석의 사퇴가 내년 총선 출마에 관심이 있는 청와대 참모진이나 국무위원들의 사퇴 도미노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이 18일 공무원연금 개혁 처리지연에 대한 책임을 진다며 전격 사퇴했다.

갑작스러운 조 수석의 사퇴를 두고 정가에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전격 사의 수용에는 공무원연금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강한 원칙과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조 전 수석이 당'청 간 공무원연금 개혁을 매끄럽게 조율하지 못해 사퇴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그가 내년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어 시기상의 문제였지 어차피 사퇴는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는 약속이나 한 듯 "조 수석의 책임은 없다. 공무원연금 개혁 처리지연은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강하게 밀어붙일 수 없었다. 조 수석이 책임 질 일이 아니다"고 말한 것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이런 상황에다 일부 청와대 참모진과 장관들의 사퇴설이 끊임없이 나돌던 터라 조 수석의 사퇴가 내년 4월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인사들의 사퇴 도미노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조 수석이 18일 오전 박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고, 박 대통령은 그 사의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조 전 수석은 "공무원연금 개혁이 애초 추구했던 대통령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논의마저 변질되고 있는 현실에 대해 개혁과정에 하나의 축으로 참여한 청와대 수석으로서 이를 미리 막지 못한 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사퇴의 변을 밝혔다.

그는 "공무원연금 개혁은 미래세대에 막대한 빚을 떠넘기지 않기 위해 반드시 성사돼야 하는 막중한 개혁 과제였다"며 "그럼에도 연금 개혁을 수용하는 대가로 이와는 전혀 무관한 국민연금이나 기초연금, 심지어 증세 문제까지 거론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은 애초 개혁의 취지를 심각하게 몰각한 것으로서 국민들께 큰 실망과 걱정을 안겨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조 전 수석의 이 같은 입장 발표에도 불구하고 내년 총선을 1년도 채 안 남긴 상황에서 일부 청와대 참모진들의 사퇴설이 조 전 수석을 기점으로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내년 총선과 관련,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국회 복귀설을 비롯해 안종범 경제수석과 , 신동철 정무비서관 등의 사퇴설이 불거져 나오고있다.

이에 앞서 최상화 전 춘추관장은 이미 사퇴한 뒤 고향에서 내년 총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정종섭 행정자치부'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등도 본인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올해 하반기 출마 여부에 대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국무총리 공석에다 개혁과제 해결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청와대 참모진이나 국무위원들이 출마를 겨냥해 잇따라 사퇴한다면 국정운영에 심각한 혼선이 빚어질 것"이라며 "조 전 수석의 사퇴가 청와대 참모진이나 장관들의 도미노로 연결되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조 전 수석은 18대 국회의원(비례대표)을 지낸 뒤 박근혜정부에서 당선인 대변인, 여성가족부 장관을 거쳐 지난해 6월부터 정무수석을 역임했다.

김병구 기자 k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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