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길 안 열리는 김치 종주국…5년간 무역적자 914억원

입력 2015-05-18 05:00:00

김치 무역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매년 20만t이 넘는 중국산 김치가 우리 식탁을 점령하고 있고, 최대 수출국인 일본의 엔화 약세 탓에 김치 수출은 계속 줄고 있다.

17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2010년부터 올해 4월까지 김치 무역 적자는 8천409만달러(약 914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김치 수입량은 21만2천938t(1억439만6천달러)인 데 비해 수출량은 2만4천742t으로 수입량의 10분의 1 수준. 수출액도 8천403만3천달러에 그쳤다.

수입 김치의 99%는 중국산이다. 배추김치 가격이 국내산의 30~50% 수준이다. 중국산 김치는 식당'병원'학교'기업 등에서 대량급식에 주로 쓰인다. 대한김치협회 집계에 따르면 고속도로 휴게소의 김치 95%가 중국산이다.

반면 중국에 수출하는 한국산 김치는 거의 없다. 중국이 수입 김치에 적용하는 까다로운 위생기준 때문이다. 중국은 김치를 발효식품으로 인정하지 않고, 100g당 대장균 수가 30마리 이하여야 한다는 중국식 절임배추 '파오차이'(泡菜)의 위생 기준을 김치에 적용한다.

따라서 중국에 수출할 수 있는 김치는 살균된 볶음김치뿐이다. 2013년에는 김치수출 실적이 전혀 없으며, 지난해 3t(1만6천달러) 수출에 그쳤다. 최근 중국 정부가 김치 위생기준을 국제식품규격에 맞춰 개정하겠다고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해 수출길이 열릴 전망이다.

중국산 김치가 식탁을 장악하는 동안 김치 수출은 계속 감소세다. 2010년 2만9천672t(9천836만달러), 지난해 2만4천742t(8천403만3천달러) 등으로 10% 이상 감소했다.

일본 엔화 약세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일본 수출액은 엔고 현상이 절정에 달한 2011년 8천681만8천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 지난해 5천661만5천달러에 그쳤다.

지난해 한국이 김치를 한 조각이라도 수출한 나라는 모두 63개국에 이르지만 전체 김치 수출액 가운데 일본 비중이 67%에 달할 정도로 일본 쏠림 현상이 심하다.

최창희 기자 cchee@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