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4천여 명 5km 행진, 자가진단 체험부스 인기
16일 오전 9시 대구시 달서구 두류야구장은 핑크빛으로 가득했다. 아들과 엄마, 딸과 아빠, 젊은 남녀에서 노부부까지 야구장을 찾은 모습은 달랐지만 가슴에는 분홍 리본이 달렸다. '오늘만큼은 유방암을 기억하겠다'는 의지도 같았다. 신나는 노래, 각종 체험부스까지 여느 축제와 비슷해 보이지만 곳곳에서는 진지함이 엿보였다. 70대 어머니와 나란히 유방암 자가 진단 설명을 듣는 50대 딸부터 20대 딸을 데리고 초음파 검진 부스를 찾은 50대 아버지까지. 유방암을 기억해 건강을 지키겠다는 이들로 행사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2015년 유방암 예방 걷기대회'를 찾은 이들은 모두 4천여 명. 홈플러스와 매일신문사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날 행사는 오전 10시 개막식 뒤 두류공원 일대 5㎞를 걷는 것으로 이어졌다.
행사 시작 전부터 인기를 끈 건 체험부스였다. 야구장 둘레에는 유방암 자가진단을 알리고 유방암 예방법을 현장에서 익히는 부스가 마련됐다. 한국유방암예방강사협회 부스에서는 가슴 모형을 두고 자가진단 방법을 설명했다. 일반 가슴과 유방암 가슴 모형을 두고 참가자가 직접 손으로 만져 느낌을 비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참가자 박영인(57) 씨는 "가슴을 만져 덩어리가 만져지면 암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내 가슴에 만져지는 게 몽우리인지 암 덩어리인지 분별하기 힘들었는데 오늘 확실히 그 느낌의 차이를 안 것 같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직접 현장에서 무료로 초음파 검사와 유방암 X선 검진도 받아볼 수 있었다. 대구보건대학교병원 유방갑상선센터에서는 참가자를 대상으로 초음파 검진 기회를 제공했다. 어머니와 나란히 초음파 검진을 받은 이모(41) 씨는 "검사 결과 걱정했던 엄마 가슴은 멀쩡하고 내 가슴에 물혹이 있다며 정밀 검진을 받아보라고 한다"며 "걱정은 되지만 알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두류공원을 걸으면서도 유방암에 대한 이야기꽃을 피웠다. 이태경(42) 씨는 "유방암은 40대에게 발병률이 높다는 말을 듣고 스스로로 경각심도 가질 겸 딸과 함께 찾았다"라고 말했다. 젊은 부부도 눈에 띄었다.
임신한 부인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이태희(31) 씨는 "주변에서 출산 뒤부터 유방 건강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아내의 가슴 건강을 책임 있게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여창환 매일신문사 사장과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 권영진 대구시장, 이종진'조원진 새누리당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김의정 기자 ejkim9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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