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경영인들의 지식·경험, 청년들에게 물려줄 귀중한 유산"
'전문지식 못지않은 인적 네트워크'.
경북 봉화의 산골에서 태어나 어릴 적 가내수공업을 하는 부모를 따라 대구에서 생활한 금기현 (재)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사무총장.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상경한 그는 전문성과 인적 네트워크를 최고의 자산으로 활용해 전자신문 기자부터 출발해 최초의 기자 출신 사장에까지 올랐다. 주로 소프트웨어 분야 전문기자였다. 소프트웨어 산업 초창기부터 이 산업 발전에 선구적인 역할을 한 공로로 산업포장을 받기도 했다. 현재 대학생이나 창업을 앞둔 청년들에게 기업가정신을 심어주고 키우는 재단을 사실상 이끌고 있다.
금 사무총장이 지금까지 관리하는 명함은 4천 장. 이 중 스마트폰으로 편하게 전화할 수 있는 이가 1천700명이나 된다.
그는 "자신이 다양한 지식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문성을 가진 이들과의 인적 네트워크를 탄탄히 하고 이를 활용하는 것이 인생에서 지식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인적 네트워크를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는 그로부터 청년기업가정신재단과 종이신문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청년기업가정신재단이란.
▶말 그대로 젊은이들에게 기업가정신을 심어주기 위해 설립한 재단이다. 청년들에게 창업 마인드, 경험, 자신감 등을 불어넣어 성공적인 창업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역할을 한다.
-어떻게 설립했나.
▶벤처기업으로 성공해 각각 벤처기업협회장을 지낸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사장과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사장이 공동 출연하고, 중소기업청의 지원을 받아 2010년 설립했다. 벤처사업으로 성공한 이들이 젊은이들에게 기업가정신을 심어주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만든 비영리법인이다.
-이런 재단이 왜 필요한가.
▶창조경제의 핵심이 기업가정신이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면서 과감하게 도전해야 창조경제가 실현된다. 여기에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이 젊은이들에게 창업할 마음을 키워주고, 창업 생태계와 기반을 조성해 주는 것이다. 청년기업가정신재단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기업가정신을 육성하기 위한 재단이 활성화돼 있다. 기업가정신 육성을 목적으로 한 비영리재단 중 세계에서 가장 큰 조직이 미국의 카우프만재단이다. 2조4천억원의 자산을 보유하면서 하버드'스탠퍼드'MIT 등 2천 개 대학에 교육을 전수하고 있다. 이 재단의 한국 호스트가 우리 재단이다.
한국청년기업가재단 설립 이후 안철수재단, 아산나눔재단 등 교육 프로그램 운영 재단이 잇따라 생겨났다.
-재단은 어떤 일을 하나.
▶대학생과 창업 준비생 등을 상대로 한 창업 멘토링, 아이디어경진대회, 기업가정신 함양 교육, 교수 연수 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구체적인 예를 든다면.
▶상암동 'K-ICT멘토링센터'(전 벤처 1세대 멘토링센터)가 창업동아리 학생 등에게 멘토링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사업 실패 등 다양한 경험이 있는 20명이 각각 대학생 창업동아리 2팀씩을 담당해 6개월 동안 집중적인 멘토링을 한다. 미래창조과학부 예산을 받아 우리 재단이 이 센터의 운영을 대행하고 있다. 멘토 20명이 약 100명에 대해 월 80시간 이상을 할애하고 있다.
또 광화문 KT빌딩 1층에는 예비창업자 등이 모여 회의와 세미나를 갖거나 멘토링을 하면서 자유롭게 소통하는 공간인 '드림 엔터'가 있다. 예비창업자들의 모임'협업'세미나'네트워킹 공간으로 볼 수 있다. 이 공간을 우리 재단이 운영하고 있다.
대구무역회관에도 창업 멘토 5명이 젊은 예비창업자들을 상대로 활동하고 있다.
-향후 계획은.
▶올해 광주 등 다른 대도시로 멘토링센터를 확대하겠다. 창업교육과 청년기업가정신 함양의 선구자 역할을 해왔는데, 명실상부한 컨트롤타워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전자신문에서는 주로 어떤 일을 했나.
▶기자 생활을 할 때는 주로 소프트웨어 담당이었다. 1980년대 후반, 대형 컴퓨터가 등장하고 타자기 대용으로 워드프로세서 전용기를 사용했다. 당시 하드웨어를 사면 소프트웨어는 끼워주던 시절이었다. 정보처리, 소프트웨어 관련 기사를 전문으로 취재하고 전달하던 초창기 언론인으로 볼 수 있다.
편집국장을 거쳐 경영자(사장)가 됐을 때는 전자신문의 미래 비전을 고민했다. 물론 광고가 많이 들어오고 운영이 잘됐지만, 미래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고 봤다. 정보통신(IT) 전문지에서 시대 조류에 따라 온라인과 모바일을 활용하고, 에너지(태양광, 풍력, 신재생)와 자동차 등지로 신문시장의 영역도 넓혀야 한다는 비전을 내놓았지만 실현하지는 못했다.
-앞으로의 소망은.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재능기부를 하고 싶다. 내가 인연을 맺고 있는 이들이 4천 명가량인데, 특히 IT 관련 전문가가 1천700명 정도다. SKT, IBM, 후지쓰 등 글로벌 기업이나 벤처기업에서 은퇴한 전문가들로 인적 네트워크를 구성해 이들이 젊은이들에게 진로, 창업 등 경험담과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길을 만들었으면 한다. 전문 경영인들이 오랜 세월 동안 닦았던 지식이나 경험을 사장시키지 않고, 생생한 경험담을 청년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다리를 놓겠다는 의미다.
김병구 기자 kbg@msnet.co.kr 사진 이성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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