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동락-주짓수] 쎈짐 성서지부를 가다

입력 2015-05-14 05:00:00

쎈짐 성서지부는 대구 달서구 신당동에 위치하고 있으며 건물 5, 6층을 사용하고 있다. 대구에서 격투기 멀티짐으로는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5층에 들어가 보니 깔끔하고 깨끗한 시설에서 킥복싱과 크로스핏 수련생들이 열심히 땀 흘리며 운동하고 있었고, 6층에 올라가니 주짓수와 mma를 지도하는 송언식 관장을 만날 수 있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3명으로부터 두들겨 맞아서 운동을 시작하게 됐어요."

그의 운동 동기는 단순했다. 학교에서 급우들에게 맞고 나서 스스로 강해져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합기도를 시작으로 운동에 입문하게 되었다. 중학생이 되고 나서는 강함에 대한 열망이 생겨났다고 한다. 그래서 꾸준히 운동을 했고 그러던 중에 고등학생 때 복싱부 감독의 눈에 띄어 아마 복싱까지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의 강함 추구에 알 수 없는 목마름이 있었다.

"우연히 종합격투기 시합을 보게 되었어요. 그때 눈이 번쩍 뜨였어요."

송언식 관장은 종합격투기를 보면서 '자신의 목마름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이것이구나' 하고 느꼈다. 그래서 인터넷을 찾아보다가 이재훈 관장을 만날 수 있었고, 직접 찾아가서 주짓수에 입문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헬스클럽의 작은 공간을 임대해서 주짓수를 시작했다. 정식으로 도장이 없으니 이곳저곳 체육관을 옮겨다니면서 운동했다. 그리고 이재훈 관장이 미국 유학에서 돌아와 개관한 때인 2003년에 정식으로 종합격투기에 입문하게 되었다. 2005년 K-1 히어로즈를 시작으로 일본 mars, deep 등에 출전하면서 8연승을 거두고, 종합격투기에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에서 국제적으로 이름을 얻는 선수가 되었다. 이 무렵 UFC에서 제의가 들어왔다. 하지만 그 시절은 지금과는 조금 다른 상황이어서 군대가 해결되지 않으면 해외 진출이 불가능했다. 결국 송 관장은 미국 진출을 포기해야만 했다. 만약에 그때 진출했으면 우리나라 1호 UFC 진출 선수는 김동현 선수가 아니라 송언식 관장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란 부질없는 생각도 해본다.

송 관장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를 물어봤을 때 상대방을 KO시킨 경기 중에 하나가 인상에 남을 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한 백인 선수와의 경기였어요. 폴란드 선수였던 것 같은데 고의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씻지도 않았고 몸에서 우유 썩은 냄새가 나더라고요."

상대의 뛰어난 실력 때문이 아니고 냄새 때문에 경기에 집중하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기기 위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다했고, 그리고 승리했다. 그의 현역 시절에는 '토네이도' '원더 보이'란 별명으로 유명했으며 강력한 타격과 뛰어난 그래플링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를 했었다.

"운동할 때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글러브, 킥 미트 등 운동 장비와 시설에 대한 아쉬움이 항상 있었어요."

유명한 선수들은 경기당 억대의 파이트 머니도 가능하고, 스폰서의 지원이 있어서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지만 무명 선수들은 기껏해야 경기당 100만원 정도의 돈을 받는다고 한다. 그리고 경기도 자주 있는 것이 아니어서 1년에 많이 참여해야 두 번이나 세 번 정도이다. 행여나 부상이라도 당한다면 한동안 출전도 할 수 없다. 이러한 이유로 해서 프로 파이터로 살아간다는 것은 경제적인 뒷받침이 없는 한 제법 긴 시간 동안 배고플 수밖에 없다. 체육관을 연 이유도 좋아하는 운동도 하면서 경제적 안정을 갖기 위함이지만, 그 마음의 밑바닥에 깔려 있는 정서는 후배 선수들이 경제적으로 힘들지 않고 자기가 원하는 만큼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래서 현역 선수들을 코치로 두면서 관원을 지도하는 데 도움받고 있고, 코치는 경제적으로 도움받아서 서로가 윈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 향상된 방법으로 선수 양성과 지원에 힘쓸 계획이라고 한다.

"주짓수는 사람들이 쉽게 빠져드는 운동이고, 평생토록 할 만한 가치가 있는 운동입니다."

송언식 관장이 주짓수에 관해 피력하는 말이다. 사람이 경험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세계가 있다. 백 마디 말보다 겪어보면 또 다른 세계가 보인다. 바닷가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과 바닷속에서 보는 바닷속 풍경이 다르듯, 주짓수라는 바다를 직접 경험해 보면 이제까지 느끼지 못했던 헤아릴 수 없는 미묘함, 그윽함 그리고 즐거움이 있다.

이선수(쎈짐 하양지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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