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상파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 어린 세쌍둥이 형제들이 온 국민의 인기를 얻고 있다. 삼둥이의 인기에 힘입어 프로그램 시청률이 크게 올랐을 뿐만 아니라 이 어린 세 형제는 각종 광고에도 얼굴을 비추고 있다. 세쌍둥이라는 특수성도 있겠지만 아이들이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얼마나 귀여운지 시청자들의 혼을 쏙 빼놓고 있다. 그래서인지 요즘 신세대 엄마들 사이에 세쌍둥이 낳기 열풍까지 불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대구 달성공원에도 이 아이들과 비슷한 삼둥이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 있는지? 요즘 달성공원을 찾는 사람들은 기나긴 하루를 벤치에 앉아 해바라기를 하는 어르신들이거나, 선생님을 따라 체험학습을 나온 어린이집, 유치원의 '병아리'들이다. 간혹 셀카봉을 들고 호젓한 데이트를 즐기는 아베크족도 있지만 이들도 여기에 삼둥이가 있다는 건 잘 모를 것 같다.
지금부터 달성공원의 삼둥이와 다른 동물원 식구들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달성공원 물개 우리에는 세 마리의 물개가 5월의 햇볕을 쬐며 유유히 헤엄치며 놀고 있다. 나란히 누워 한낮의 오수를 즐기기도 한다. 이 물개들의 이름이 텔레비전에서 주가를 높이고 있는 삼둥이와 비슷한 대한이, 민국이와 삼식이이다. 녀석들의 몸집도 TV 속 삼둥이보다 크지는 않을 듯하다. 세 마리가 물 속에서 함께 헤엄을 치며 장난하며 노는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대한, 민국, 만세를 보는 즐거움 못지않다.
달성공원의 귀여운 동물은 이들뿐이 아니다. 루디와 알렉스라는 침팬지 부부도 있고, 호세와 호리라는 아기 호랑이도 있다. 루디와 알렉스는 28세와 19세의 연상연하 커플로 다른 동물원 친구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고 한다. 호세와 호리는 지난해 5월에 태어난 새끼들로 아직은 어려서 호랑이로서의 기품 같은 건 살짝 부족하지만 호기심이 많아 보이고, 깡충대며 노는 게 어른 호랑이들과는 다른 귀여움이 많다. 그 외에도 코끼리 두 마리의 이름은 복동이와 코순이이고, 벵골호랑이의 이름은 호비이다.
예전에 달성공원을 찾은 뒤 한동안 이곳을 잊어버리고 산 어른들이라면 달성공원 동물들에 그런 이름도 있었던가 의아해질 것이다. 옛날 동물들의 우리 앞에는 읽기조차 힘든 학명과 함께 '~했음' '~함'으로 끝나는 건조하기 이를 데 없는 동물 소개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엔 그 딱딱한 표지판 옆에 동물들의 이름과 재미있는 설명까지 곁들인 화이트보드 설명판도 세워져 있다. 그래서 동물 구경이 더 재미있어졌고, 동물들이 한층 더 가깝게 여겨진다.
어린이집,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과 어르신들뿐만 아니라 연인들과 중년들도 더 많이 달성공원을 찾아 예쁜 동물 가족들을 봤으면 좋겠다. 물개 삼둥이와 루디'알렉스 부부도 보고 호세'호리 남매의 재롱도 구경하다 보면 동물들의 삶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이고, 그러다 보면 동물원 유치를 둘러싼 지자체들 간의 갈등도 조금 더 일찍 풀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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