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봤니? 하긴 했어? '존재감' 없었던 대구 컬러풀 축제

입력 2015-05-13 05:00:00

시민 원탁회의 난상토론

대구의 대표 축제인 2015 컬러풀 페스티벌이 2일 오후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열린 가운데 컬러풀 퍼레이드 참가자들이 행진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대구의 대표 축제인 2015 컬러풀 페스티벌이 2일 오후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열린 가운데 컬러풀 퍼레이드 참가자들이 행진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5월 1일부터 5일까지 열린 대구 컬러풀 페스티벌. 처음으로 4개 축제가 봄 시즌 축제로 통합돼 진행됐지만 낮은 시민 참여와 준비 부족, 운영 미숙으로 문제점을 드러냈다. 한윤조 기자
5월 1일부터 5일까지 열린 대구 컬러풀 페스티벌. 처음으로 4개 축제가 봄 시즌 축제로 통합돼 진행됐지만 낮은 시민 참여와 준비 부족, 운영 미숙으로 문제점을 드러냈다. 한윤조 기자

"시민참여형 축제가 대구축제 모범 답안!"

대구시민들이 원하는 대구축제는 '단순한 보여주기식 행사'보다는 '시민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축제'로 결론이 났다. 대구의 역사'문화 정체성을 살린 '시민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시민참여형 축제'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대세를 이뤘다.

◆대구축제 이것이 문제다

11일 대구 달서구 학생문화센터에서 '시민이 만들어가는 대구축제'를 주제로 열린 2015년 제1회 대구시민원탁회의에 참가한 시민들은 현재 대구축제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참석자 중 74.5%가 '만족하지 않는다' 혹은 '매우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시민들은 대구축제의 질이 떨어지는 이유로 ▷낮은 기획력(35%) ▷중구난방식으로 흩어진 축제(26%) ▷다수의 시민이 소외되고 관 주도 혹은 기획사 주도로 펼쳐지는 소수의 축제(20%) ▷출연진과 시민 편의성에 대한 배려 부족 등 운영 미숙(14%) ▷여유 없고 무관심한 시민(4%) 등을 지적했다.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는 김기현 씨는 "축제를 왜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유가 없다"며 "(이런 식이라면) 축제를 아예 안 하는 것이 낫다"는 주장을 했다. 김 씨는 "어떤 모티브, 어떤 주제를 가지고 같이 할 수 있는 것이 어떤 것이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먼저 필요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또 올해와 2년 전 컬러풀 퍼레이드에 참가한 경험이 있다는 대학생 홍예은 씨는 "참가자도 대구 시민인데 올해는 최소한의 배려조차 없었다"며 "예전에는 그나마 대기 부스라도 마련이 됐지만 올해는 뙤약볕이 내리쬐는 주차장에서 대기해 어르신과 아이들의 안전이 걱정됐다"고 말했다.

◆시민참여형 축제 만들자

원탁회의에 참가한 시민들은 향후 '대표 콘텐츠 육성방안'에 대해 ▷역사와 문화 정체성이 있어야 한다(109명) ▷폭염 등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92명) ▷여러 사람이 함께 어울리는 축제가 되어야 한다(82명)는 의견을 피력했다. 대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덥다'는 이미지를 여름철 열리는 치맥 축제와 연계하자는 의견, 근대골목'약령시'서문시장'김광석 등의 테마를 축제에 녹아들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수를 차지했다.

김민준 씨는 "(대구의 축제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전시 행정적인 특색 없는 축제"라며 "결국 연말 남아도는 예산을 쓰기 위해 보도블록을 깔듯 으레 행해지는 축제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씨는 "차라리 무더운 도시 대구를 부각시킬 수 있게 더운 여름날 비키니 입고 마라톤 대회라도 하는 것이 낫겠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축제에 대한 관심 확인한 시민원탁회의

원탁회의에는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시민 55%, 축제 자원봉사자 및 출연자 25%, 축제 종사자 및 전문가 20% 등 모두 396명이 참여했다. 이들 중 201명은 "축제와 시민의 삶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며 대구시가 보다 나은 축제 마당을 제공해 주기를 기원했다. 참가자 중에는 50대가 102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20대가 96명, 40대가 87명, 30대가 60명, 70대가 35명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1부와 2부로 나뉘어 2시간 30분가량 진행된 원탁회의 현장을 끝까지 지킨 권영진 대구시장은 "토론 결과에서도 봤지만 대구축제의 가장 큰 문제는 정체성이 없고 소수만이 즐기는 그들만의 축제라는 점이 드러났다"며 "이제는 시민 다수가 즐기는 축제가 되도록 축제의 큰 틀을 바꿔볼 테니 많이 협조해 달라"고 했다.

한윤조 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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