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행진·부모 응원하니, 도로 3일 막아도 불만 없어
매년 5월 3~5일 일본의 골든 위크 기간에 열리는 히로시마 플라워 페스티벌. 인구 118만 도시에 무려 180만 명이 몰려드는 이 축제는 일본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성공한 축제로 손꼽히고 있다. 대구 컬러풀 페스티벌처럼 '퍼레이드'가 킬러 콘텐츠인 히로시마 플라워 페스티벌의 성공 비결은 뭘까?
◆주(主)와 객(客) 없이 시민 모두 즐긴다
플라워 페스티벌 프로그램 중 하나인 '대구의 날' 행사를 위해 히로시마를 방문했던 권영진 대구시장과 대구시 방문단 일행은 일본의 엄청난 퍼레이드 규모에 입이 떡 벌어지고 말았다. 3일 오후 1시부터 열린 퍼레이드는 우리로 따지면 달구벌대로쯤 되는 히로시마 6차로 메인도로를 모두 통제한 채 모두 87개 팀 9천여 명의 인원이 거리를 가득 메웠다. 이들은 각자 준비한 의상과 노래에 맞춰 군무를 추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등 각종 재능을 선보이며 행진했다. 퍼레이드로 양쪽 옆 인도에는 각종 먹을거리를 파는 노점상에서부터 기업체의 홍보 부스, 시민들을 위한 체험 부스 등으로 가득 차 관광객들을 유혹했다. 퍼레이드는 단 하루로 끝나지 않았다. 5일 열린 두 번째 퍼레이드 행사에는 40여 개 단체, 5천여 명이 참가했다.
히로시마시 마사토시 고니시 문화스포츠 국장은 "일본은 학교 마칭 밴드 등이 워낙 발달해 있는데다 다양한 취미생활을 즐기는 동호회원들이 많아 시민 참여율이 굉장히 높다"며 "온 가족이 1년 내내 준비하고 손꼽아 기다리는 가장 즐거운 이벤트"라고 했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아동'청소년 참가자들의 비중이 높은 만큼,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상당수인 점도 눈길을 끌었다. 3일 경우 오전부터 비가 쏟아졌지만 가족 단위 관람객들은 자녀를 응원하기 위해 빗속에서도 우산을 쓰고 도시락을 먹으며 퍼레이드를 관람했다. 메인도로는 물론 이면도로까지 통제됐지만 불평하거나 민원을 제기하는 이들은 없다고 했다.
◆관 주도 아닌 민간에서 만들어간다
올해로 39회를 맞은 히로시마 플라워 페스티벌은 히로시마 시(市)가 주축이 아니다. 올해 경우 히로시마상공회의소와 언론사가 실행위원회를 만들어 행사 준비 선봉에 섰으며, 매년 민간이 주축이 돼 축제를 이끌어간다. '보여주기식'보다는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그 과정에서 만들어가는 행복을 느낄 수 있느냐'가 초점이 된다. 대구의 컬러풀 페스티벌은 기존 10월에 하던 행사를 5월로 급작스럽게 옮기면서 준비기간 부족으로 전체 퍼레이드의 질적 수준까지 떨어뜨린 데 비해, 히로시마 플라워 페스티벌은 매년 정해진 기간에 행사를 거듭하면서 참가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한윤조 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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