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경제와 가장 밀접한 것은 고용이다. 일자리가 매우 많고 이로부터 개개인의 소득이 높아지면 많은 경제 문제들이 자연히 해결된다. 반대로 일자리가 없어 국민들의 생활이 팍팍해지면 여기저기서 다양한 이해집단들이 제 몫을 찾으려는 목소리를 내게 된다.
그래서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지만 모든 정부는 일자리 문제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가장 바람직한 고용 시장의 상황은 민간 부문에서 스스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이는 경제성장 속도가 일정 수준 이상 확보되어야 가능하다.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지 시장에 개입해서 일자리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야 한다.
정부의 성과를 홍보하는 것은 아니지만 2014년 신규 취업자가 약 53만3천 명으로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던 것도 어찌 보면 그런 노력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 짐작된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갑자기 고용 시장이 냉각되고 있다. 올해 1/4분기에는 신규 취업자 수가 35만4천 명 수준으로 지난해 1분기의 72만9천 명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실업률도 4%를 넘어서고 있다. 더구나 이 수치는 정부 고용통계가 기초로 하는 '경제활동인구조사'가 무급가족종사자 등 '좋은 일자리'라고 부를 수 없는 부분까지 취업자로 포함해 실제 고용 상황과 다를 수 있다. 더 현실감 있는 산업 현장의 상황은 공식적인 고용 지표와 괴리가 있어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이 기업의 입장에서 조사된 '사업체노동력조사'를 이용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1분기에 사업체 신규 종사자는 약 2만7천 명에 그쳤다. 이는 1년 전의 16만7천 명 수준의 고용창출력을 100%로 보았을 때 16%에 불과하다.
특히, 제조업과 건설업의 일자리가 많이 축소된 것을 알 수 있다. 제조업의 올해 1분기 사업체 종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만1천 명이 감소했으며 건설업체 종사자도 같은 기간 약 3만4천 명이나 줄어들었다. 더구나 이 제조업과 건설업의 종사자 수 감소는 대부분 중소기업에서 나타나고 있다.
일시적으로는 정부가 노동시장에 직접 개입해 공공 부문 일자리를 만들어 공급하는 정책이 효과를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말 그대로 일시적일 뿐이다. 이러한 정책은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지만 불황은 곧 세수 부족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엄청난 재정적 부담을 감수해야만 한다.
그보다는 정책의 초점을 노동력의 흐름을 원활히 한다는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어떤가 하는 생각이다. 우선 시장의 수급 원리에 충실하자는 것이다. 그러한 접근을 가로막는 제도부터 없애야 한다. 최근 경제적 약자를 보호한다는 취지에서 최저임금제, 정규'비정규직 보호법 및 파견근로자보호법 등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는 노동시장을 경직적으로 만들고 있다는 시각이 있다. 새로이 노동시장에 진입하려는 구직자들의 취직을 가로막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둘째, 중소기업의 고용창출력이 감소하는 것을 보다 적극적으로 방어할 필요가 있다. 근본적으로는 중소기업의 체질 개선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 기업의 실적이 개선돼 고용창출력이 유지되도록 하는 방안이 가장 좋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중소기업에 대한 고용장려금의 확대와 같은 인센티브 정책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는 마찰적 실업을 최소화해야 한다. 불황이 지속됨에 따라 실직하는 인력들에 대한 업무 중심의 인력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통해 수요자와 공급자 간의 탐색 비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또한 장기적 구조 불황 산업에 대해서는 다양한 재교육 프로그램 등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실업은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생존의 문제와 직결된다. 불황은 필연적으로 실업 문제를 가져오지만 노력 여하에 따라서는 개인들이 받는 고통을 덜어낼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정부가 지속 가능하지 않은 노동 공급의 주체가 되는 것이 아니라 노동시장에 비시장적 요소를 제거하고 비효율성을 덜어내는 것에서부터 출발할 수 있다.
주원(현대경제연구원 수석 연구위원)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