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盧 "지도부 총사퇴"…벼랑 내몰리는 친노

입력 2015-05-12 05:00:00

정청래 '공갈발언' 질타 쏟아져…김한길 "文 대표 결단할 시점"

새정치민주연합 내에 잠복했던 계파 갈등이 4'29 재보선 참패 책임론을 도화선 삼아 폭죽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겉으로는 주승용 최고위원과 정청래 최고위원 간 '공갈 막말'로 촉발된 감정 대립이 발단이지만 전당대회 이후 곪아온 '친노-비노'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본격 표출되는 모습이다.

◆지도부 대책 없이 한숨만

새정치연합은 지난 8일 정청래 최고위원의 막말 파문 이후 11일 오전 최고위원회의까지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지도부 간 '사분오열'된 모습만 보이고 있다.

정 최고위원의 '공갈발언'에 격분해 여수로 떠난 주 최고위원은 여전히 '칩거'하며 회의에 나오지 않았고, 사태를 촉발한 정 최고위원도 불참했다.

이날 회의 역시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의 발언, 유승희 최고위원의 짧은 사과를 끝으로 비공개로 전환됐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참담하고 죄송하다. 재보선 참패보다 더 쓰린 일"이라고 말했다.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은 트위터에서 '정청래 최고위원님, 지금 당장 사과하고 자숙하십시오! 당신의 말이 우리 당에 치명적인 독이 되고 있음을 왜 모르십니까'라고 하는 등 질타성 촉구도 이어졌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원내지도부가 금주 계획했던 의원 워크숍 일정도 불투명해지는 등 당이 전체적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비노-친노' 정면충돌

주 최고위원과 정 최고위원의 대립으로 전당대회 이후 쌓인 친노-비노 진영의 계파갈등이 완전히 폭발하는 모습이다. 의원들은 이날 상대 계파를 비난하며 거친 설전을 이어갔다.

비노 그룹인 박주선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물의를 일으킨) 정 최고위원도 친노의 핵심"이라며 "지도부가 총사퇴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역시 비노 그룹으로 분류되는 조경태 의원도 "친노패권족은 2선으로 후퇴하라"고 쓴소리를 했다.

특히 비노 진영에서는 이번 사태를 수습하더라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는 만큼 지금의 지도부로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있겠느냐는 위기감도 번지고 있다.

비노 의원 모임인 '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 역시 이날 오찬 모임을 갖고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사태 해결의 '키'를 쥔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김한길 전 대표가 현 지도부에 비판적 시각을 보여 당분간 사태 해결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한길 '친노좌장' '야 대표' 중 결단하라

새정치연합 김한길 전 공동대표는 11일 "문 대표는 더 시간을 끌지 말고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며 "오로지 친노의 좌장으로 버티면서 끝까지 가볼 것인지, 아니면 그야말로 야권을 대표하는 주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결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당내 현안에 대한 입장'이라는 제목의 개인성명을 통해 "지금은 문 대표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문 대표가 지도부의 사퇴불가를 강조하는 건 이전에 책임정치 구현을 위해 선거 패배 후 사퇴했던 모든 지도부의 결단을 무색하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김 전 대표는 "위기가 위기인 것을 모르는 게 가장 심각한 위기다. 우리 당의 많은 의원과 당원들은 과연 이 지도부로 내년 총선을 제대로 치를 수 있겠는지를 걱정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서상현 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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