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필요한데 말썽은 골치' 경산 외국인 범죄 해법

입력 2015-05-11 05:00:00

외국인 24명 자율방범대원 구성 근로자 밀집지 돌며 예방 캠페인

외국인 근로자들의 범죄가 늘면서 이를 차단하고 예방하기 위해 경산경찰서는 외국인 근로자로 구성된 자율방범대를 만들어 범죄예방 활동에 나서고 있다. 경산경찰서 제공
외국인 근로자들의 범죄가 늘면서 이를 차단하고 예방하기 위해 경산경찰서는 외국인 근로자로 구성된 자율방범대를 만들어 범죄예방 활동에 나서고 있다. 경산경찰서 제공

경산경찰서는 최근 외국인으로 구성된 자율방범대를 조직했다. 갈수록 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범죄 때문이다. 이상현 경산경찰서장은 "외국인 근로자 범죄 예방을 위해 동료 외국인 근로자의 힘을 빌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수년 전 지역 한 프로축구팀에 소속됐던 외국인 선수 A씨. 그는 2013년 다른 나라 축구팀과 계약을 맺고 우리나라를 떠났다. 당시 A씨가 살았던 경산시는 최근에서야 A씨가 2천100만원의 지방소득세를 떼먹은 채 떠난 사실을 알았다. A씨가 올 초 국내 다른 축구 구단에 들어왔다는 소식을 접한 경산시 공무원들은 A씨의 연봉을 압류하겠다고 통보, 2천100만원의 체납세 전액을 받아냈다.

경상북도 내 외국인 근로자 '3만 명 시대'를 앞두고 범죄'세금체납 등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사회적 관리 부담이 급증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 혐오를 없애기 위해 효과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중이다.

외국인 범죄는 심각한 양상이다. 경북경찰청이 파악한 도내 외국인 범죄 피의자 검거 실적에 따르면 2006년 230명이던 것이 지난해 850명으로 9년 새 270%(620명)나 폭증했다.

외국인 범죄가 갈수록 늘어나자 경산에서는 외국인으로 구성된 자율방범대까지 만들어졌다. 24명의 외국인 자율방범대원들은 매주 한 차례씩 외국인 근로자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범죄예방 활동과 캠페인에 나서면서 범죄 발생을 줄이는데 앞장서고 있다.

경산경찰서 외국인 자율방범대장 라나(42'방글라데시 출신) 씨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범죄예방 활동을 하다 보니 동료 외국인 근로자들의 동참은 물론 범죄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면서 "또 지역 주민과의 거리감을 좁히고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는 계기가 돼서 좋다"고 말했다.

외국인 근로자들의 세금 체납도 늘고 있다.

경산시는 올해 3월과 4월, 세금을 체납한 외국인 근로자들을 찾아 나섰다. 시가 파악한 결과, 현재까지 1천744명의 외국인이 2억1천여만원의 세금을 체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근로자 1천235명이 1억1천173만원을 체납한 것을 비롯해 ▷대학에 재직 중인 교직원, 원어민 강사, 학생 등 366명이 6천245만원 ▷일반 외국인 141명이 590여만원 등이다. 외국인 근로자들은 지방소득세와 자동차세를 내야 한다.

경산시는 최근 108명의 외국인 체납 근로자들을 찾아내 이들에게서 모두 3천100만원의 세금을 거둬들였다.

총 체납액의 14.7%를 징수하는데 그쳤지만, 외국인들도 국내에서 일하면 똑같이 세금을 내야 한다는 사실을 알리는 효과가 크다고 경산시는 밝혔다.

경산 김진만 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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