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청년 취업난 탓에…3년 새 60% 가짜이 급증
회사원 정진영(가명'26) 씨는 요즘 가슴이 답답하다. 지난달부터 대학 학자금 대출을 갚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올해 3월 중소기업에 취직한 정 씨의 월급은 170만원(세전)이다. 매월 40만원씩 6년 동안 상환해야 한다. 그래서 월세 45만원짜리 단칸방(원룸)에 사는 정 씨의 살림은 늘 빠듯하다.
원룸 관리비, 통신비, 교통비, 경조사비 등을 쓰고 나면 저축은 언감생심이다. 올해 어버이날에도 카네이션만으로 감사의 마음을 표시했다. 변변한 보험에도 가입하지 못한 정 씨는 몸이 아프지 않기만을 기도할 뿐이다. 전형적인 5포(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 주택마련 포기)세대다.
극심한 청년 취업난이 학자금 대출 부실로 이어지고 있다.
강종만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10일 공개한 '학자금대출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학자금 대출의 원금과 이자를 6개월 이상 연체한 '신용 유의자'는 2010년 말 2만6천여 명에서 2013년 말 4만1천여 명으로 3년 사이 60% 가까이 급증했다.
같은 기간 '든든학자금대출' 이용자 중 상환을 시작(연소득 1천856만원 이상 직장 취업)한 채무자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68.3%에 불과하다. 강 선임연구위원은 "학자금대출제도의 방만한 운영으로 인한 과도한 부실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대학 재학생들이 활용하고 있는 학자금대출은 한국장학재단의 일반상환학자금대출과 든든학자금대출 등이다. 특히 2010년 도입된 든든학자금대출은 소득 7분위 이하인 저소득층 대학생에게 학자금을 빌려준다. 더욱이 돈을 빌린 학생이 대학을 졸업하더라도 연소득이 일정수준을 넘지 않으면 상환을 유예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든든학자금대출을 중심으로 학자금 대출 규모가 크게 늘었다. 전체 학자금 대출 규모는 2005년 5천117억원에서 2013년 12조4천961억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든든학자금대출 도입 후 학자금 대출잔액(상환 후 남은 금액)은 2010년 3조7천억원에서 2014년 10조7천억원으로 2.9배, 채무자 수는 70만 명에서 152만 명으로 2.2배가 됐다. 같은 기간 든든학자금대출 채무자 수는 5배, 대출잔액은 7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유광준 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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