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 소중한 감동 이벤트
'서민들 특히 박봉의 월급쟁이, 소규모 자영업자들에겐 5월 씀씀이 100만원 안팎이 적정선!'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과 쪼들리는 사람에게 '100만원'이라는 돈의 체감도는 하늘과 땅 차이다. 부자들은 어버이날 본가 부모 용돈(아버지'어머니 각 50만원씩)만 100만원이다. 처가까지 합하면 200만원이다. 이들의 5월 총지출은 최소 500만원이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100만원' 남짓한 돈으로 5월의 지출을 꾸려간다. 시장조사전문기관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http://trendmonitor.co.kr)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한 5월 선물비용에 관한 인식조사에 따르면 어버이날 선물비용은 10만∼20만원, 어린이날 선물비용은 5만∼10만원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선물비용을 포함한 어려운 서민들의 5월 씀씀이는 대체로 '50만∼100만원' 선이다.
㈜핀외식연구소 김규원 소장은 "5월 가정의 달 적정한 씀씀이의 기준은 없지만 기념일, 나들이, 행사 등을 한데 뭉쳐서 총지출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라"며 "가정마다 처한 환경은 다르지만 총수입보다 총지출이 많지 않도록 씀씀이를 조정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조언했다.
◆머리를 굴리자, 돈이 굳는다
짠돌이가 되라는 얘기가 절대 아니다. 조금만 생각을 달리해도 감동과 함께 정을 전달할 수 있다. 지니벤트 김대진(41'MC 전문) 대표는 부부가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매년 어버이날이 되면 남편은 장인'장모의 용돈을 챙기고, 아내는 시아버지'시어머니의 용돈을 드린다. '크로스 체크'로 양가 부모의 만족도는 이미 50% 이상 채워졌다. 금액이 조금 더 많고, 적고는 그다음 문제다.
김 대표는 "조금만 생각을 달리하면, 상대에게 큰 기쁨을 줄 수 있다"며 "사실 봉투에 신사임당(5만원권)과 세종대왕(1만원권)을 더 많이 넣는 것도 좋지만, 손에서 손으로 전해지는 온기와 함께 따뜻한 말 한마디가 금전적으로 따질 수 없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어린이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선물을 가르치는 학원도 있다. 예원학원(대구시 서구 비산동) 꿈도리 아동센터는 시니어클럽 할머니 한 분을 초청해, 부모님과 홀로 사는 이웃 할머니'할아버지에게 전할 종이 카네이션을 만드는 시간을 가졌다. 5, 6세 그리고 초등학교 학생들은 이 종이 카네이션을 만들면서 돈보다 귀한 정성을 경험했다.
이윤정(7'서부초교 1학년) 양은 "엄마'아빠 그리고 할머니'할아버지 드릴 것까지 종이로 꽃을 만들었다"며 "엄마 아빠가 좋아할 거라는 생각에 만들 때도 즐거웠다"고 좋아했다.
예원학원 정은영 부원장은 "요즘은 모든 걸 돈으로 해결하려다 보니, 어린 유아'청소년들도 물들어가는 것 같아 이런 행사를 기획했다"며 "5월에는 가정마다 돈이 많이 쓰이기 때문에 학원에서도 최대한 부모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보람 있는 일들을 찾으려 한다"고 말했다.
◆스승의 날, 선물보다 추억을
사제 간에는 돈봉투나 백화점상품권이 오가는 것보다 잠시지만 정을 나누고 추억을 더듬는 것이 훨씬 더 아름답지 않겠나. 사실 쪼들리는 가계부 때문에 스승의 날까지 챙길 금전적 여유가 없을 수도 있지만 생각을 살짝만 돌려도 사제 간 더없는 정을 나눌 수 있다. 실제 자신의 인생에서 소중한 스승들을 잘 챙기는 제자들도 많다.
아름다운 사제 간의 풍경이 연출됐다. 김성학(46) 씨와 문정희(45) 씨는 지난 주 김천시 지례초등학교 2학년 때 담임이었던 이정환(61'현 두산초교 교사) 선생님과 식사를 함께 했다. 김 씨는 그동안 이 선생님을 여러 번 뵈었지만, 문 씨는 졸업 후 33년 만의 첫 재회였다. 선물은 없었다. 제자 둘이 선생님을 위해 식사 대접을 했고, 시조시인으로 활동 중인 선생님은 두 제자를 만나기 위해 이름 석 자로 '삼행시' 선물을 준비해왔다. '넌 앞으로 이렇게 살아라'는 의미가 담긴 이 삼행시는 두 제자에게 큰 감동을 줬다. 이 선생님은 "교사라는 직업이 때로 고달프기도 하지만 제자들이 훌륭하게 성장하는 것을 보면서 큰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다른 훈훈한 풍경. 김세훈(41) 씨는 스승의 날을 맞이해 지난 주말에 중학교 3학년 때 담임 선생님(54)과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김 씨는 선생님이 아직 젊은 편인 데다 운동을 좋아하는 것을 알기에 치과원장'대학교수인 친구와 함께 값싼 평일 골프라운딩을 잡았다. 이들 4명은 5시간 동안 사제 간의 더없이 깊은 정을 나눴고, 인근 식당에서 얘기꽃을 피웠다. 선생님은 "정말 즐거웠던 스승의 날 이벤트"라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김 씨는 "사실 백화점 상품권을 사는 것보다 훨씬 돈이 적게 들었다"며 "선생님의 만족도는 200%"라고 자랑했다.
권성훈 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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