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령화시대, 노인이 노인을 돕는 모델 만들자

입력 2015-05-07 05:00:00

경북 영양경찰서가 마을 노인들이 나서 자신과 이웃의 안전을 직접 챙기는 '실버 안전지킴이'를 전국에서 처음으로 발족했다. 이를 위해 영양경찰서는 영양군 114곳 마을마다 남녀 노인 1명씩 228명을 안전지킴이로 위촉했다.

인구가 1만8천여 명인 경북 영양은 주민 10명 가운데 3명이 65세가 넘는 노인들이 차지할 만큼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된 곳이다. 따라서 농촌 노인을 대상으로 갈수록 지능화하는 각종 범죄에 취약하고 다양한 안전문제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경찰력만으로는 이들 노인들의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오늘날 농촌의 사정이다.

이번에 영양경찰서가 도입한 실버안전지킴이는 농촌을 돌며 공짜 선물을 주고 건강식품이나 불량식품을 판매하는 행위나 교통사고, 보이스 피싱 예방 등에 중점을 두고 활동을 벌인다. 또한, 경찰은 매달 한 차례씩 각종 사건'사고 소식과 예방법을 담은 소식지도 발간해 마을 노인들에게 알려 경각심을 일깨울 계획이다.

치안 관련은 아니지만 노인끼리 돌보는 사례는 구미에도 있다. 구미시 해평면 낙산리 마을에서는 60, 70대 노인을 중심으로 '노(老)-노(老) 돌봄(Care)'이라는 사회봉사 시스템을 구축, 운영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노-노 케어'는 마을 할머니들이 사회단체의 도움을 받아 모임을 갖고 매일 동네를 돌며 노인 돌봄과 농산물 직접 생산 및 판매활동도 펴고 있다.

평생 고향을 지키며 살아온 노인들은 농촌의 마을 사정에 밝다. 그만큼 마을 노인의 문제점과 고민까지도 잘 파악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서로 안전을 위해 서로 의지하며 마을의 파수군 역할까지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노(老)-노(老) 안전지킴이'라 부를 수 있는 영양경찰서의 이번 시도는 이제 시작 단계다. 성과를 지켜보고 노인 인구가 많은 각 지방자치단체로 확산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와 함께 구미 낙산리의 '노-노 돌봄'도 좋은 사례다. 안전을 확보하고, 평소 모임을 통한 교류로 도우며 의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초고령 사회에 대한 대비와 함께 마을 공동체 복원에도 큰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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