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100일의 도전] 18) 상하이의 추억

입력 2015-05-07 05:00:00

상하이 마천루숲·와이탄 밤 풍경, 평생 짜릿한 기억

# 샤오롱바오 향신료 적응 안돼 여행 내내 식사 때마다 괴롭혀

'동양의 파리'라 불릴 정도로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 중국 상하이에 도착했다. 푸둥공항에서 지하철 역까지 자기부상열차를 타기로 하고 표를 끊으려고 직원과 이야기를 해보니 당일 항공권을 가지고 있으면 10위안을 할인해준다고 했다. 일행의 표를 사기 위해 용감히 나섰다. 중국인 역무원에게 중국어로 네 사람이라고 하면서, 할인을 받기 위해 항공권과 함께 '디스카운트'라고 외쳤다. 디스카운트란 말도 중국어로 했으면 더욱 좋았을 텐데 안타깝게도 '할인'에 해당하는 중국어를 몰랐다. 어쨌든 1인당 10위안, 총 40위안을 할인받을 수 있었다. 조금이나마 중국어로 대화했다는 것과 할인 혜택을 받은 것에 대한 일행의 칭찬에 어깨가 으쓱해졌다.

지하철을 이리저리 갈아타고 호텔에 도착했다. 호텔 체크인을 하자마자 거리로 나왔다. 처음 간 곳은 중국의 한 효자가 아버지를 위해 꾸민 아름다운 정원으로 유명한 '예원'. 예원 바로 앞에는 예원만큼이나 유명한 남상만두점이 있었다. 나의 첫 번째 중국 음식은 딤섬 '샤오롱바오'였다. 그러나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 그 첫맛은 중국 전통의 향신료인 샹차이의 향과 돼지고기 특유의 비린내가 느껴져 먹을 수가 없었다. 이 맛은 여행 내내 나를 괴롭혔고 향신료가 들어간 어떤 음식도 제대로 먹을 수 없게 만들었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오면 김치 냄새와 마늘 냄새로 힘들어한다는 이야기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최재수 기자와 김현지 씨는 딤섬 몇 개를 순식간에 해치우고는 더 없느냐는 듯 입맛을 다셨다. 곽필남 씨와 나는 그저 두 사람을 신기한 듯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황푸강가에 있는 와이탄의 밤 풍경은 아름다웠다. 강을 가로지르는 배도 타보고 밤마실을 나온 사람들도 많이 만나봤다. 상하이를 느껴보려면 와이탄을 가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그곳은 낭만이 있었다.

421m, 468m, 492m, 632m. 이것은 상하이 푸둥지구에 위치한 고층건물인 진마오타워(金茂大厦), 동방명주, 상하이세계금융센터(SWFC), 그리고 상하이타워의 높이다. 중국의 개혁개방 1번지인 상하이는 초고층 건물이 즐비해 마천루의 숲을 이루고 있었다. 하늘을 찌를 것 같은 마천루들을 보면서 인간의 위대함을 보는 것 같아서 몹시 흥분되었다. 그러나 동시에 마음 한편에서는 성경에 나오는 바벨탑이 불현듯 떠올랐다. 그만큼 상하이는 무섭게 하늘로 치솟아 오르고 있었다.

상하이를 떠나는 날, 푸둥공항에서 작은 소동이 있었다.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전날 미리 예약해둔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출발했다. 푸둥공항은 2개의 터미널로 이루어져 있는데, 한국에 간다고 하니까 택시기사가 2번 터미널에 내려 주었다. 그러나 우리가 가야 할 터미널은 1번 터미널이었다. 누군가에게서 두 터미널을 연결하는 셔틀버스를 타면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타는 장소와 시간을 알 수 없었다. 택시를 타려고 해도 기사들이 가까워서 안 간다고 하니 마음이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다행히 마음씨 좋은 택시기사의 '배려'로 1번 터미널로 간신히 갈 수 있었다. 타국에서 현지어 내지 만국공통어인 영어를 원활하게 구사하지 못하니까 돌발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기가 어려웠다. 다시금 외국어의 필요성을 느끼게 해 준 작지만 소중한 마지막 이벤트였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상하이 여행은 설렘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막상 가보니 이보다 더 거대하고 화려한 도시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한눈에 담기지 않았다. 또 그 안에 소박하고 따뜻하며 아릿한 일상도 숨어 있었다. 개별여행을 준비하면서 계획한 일정을 하나씩 소화할 때마다 묘한 성취감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휘황찬란한 불빛이 일렁이는 황푸강가에서 일상에 지친 내 마음이 조금은 위로를 받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용기도 얻는 것 같았다. 이번 이벤트를 마련해 주신 모든 분들게 감사드린다.

정무환(회사원)

■대구-상하이·베이징 통하면 美·유럽·濠 연결

# 시간 여유 있다면 경유지 여행 노려라

대구에서 싱가포르나 런던, 뉴욕, 호주에 갈 수 '있다' '없다'?

정답은 '있다'다. 단, 상하이나 베이징을 경유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그러나 인천공항까지 가는 번거로움은 없다. 특히 개별여행을 선호하는 여행객들은 경유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면 동일 항공요금으로 좀 더 다양한 여행을 할 수 있다. 동방항공(MU)은 상하이에서 24시간 내 다른 국가로 당일 연결이 불가능한 스케줄의 경우 호텔 숙박과 조식, 그리고 공항-호텔 무료픽업 서비스까지 제공해준다. 다음 비행시간까지 경유지인 상하이에서 잠시 머물면서 여행할 수 있다.

대구~런던 왕복 스케줄을 보면 대구 출발 12시 15분, 상하이 도착 12시 55분(현지 시각)/ 다음 날 상하이 출발 12시 30분, 런던 도착 18시 20분(현지 시각). 런던 출발 21시 20분, 상하이 도착 다음 날 15시 55분(현지 시각)/ 상하이 출발 8시 45분, 대구 도착 11시 25분(한국 시각).

이 스케줄의 경우 상하이나 베이징에서 1박을 해야 하는 불편함은 있지만 호텔과 조식, 픽업서비스를 무료로 제공받고, 귀국할 때 상하이'베이징에서 본인이 원하는 기간 만큼 여행하고 돌아올 수 있다.(호텔 무료서비스는 왕복 중 1회만 제공된다) 시간이 넉넉한 개별 여행자에게 좋은 여행 방법이다.

박미진 대리(내일투어 대구지사)

협찬: 북방중국어학원, 내일투어 대구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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