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포항서 돈 쓰게…근무형태 4년 만에 변경, 식당 술집 백화점 등 환영
'12시간씩 나흘 일하고, 나흘 쉬는 포스코 근무형태(4조 2교대)가 시행된 지 4년 4개월 만에 바뀐다. 긴 휴무로 고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지역 소상인들과 포스코 직원들의 구매력을 기대하고 있는 백화점, 아울렛 등 대형매장들이 일제히 환영하고 나섰다.
포스코는 기존 근무형태를 바꾸기로 결정하고, 16일부터 4개월간 번갈아 '신 4조 2교대'와 '4조 3교대'를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신 4조 2교대'는 12시간씩 이틀 일하고 이틀 쉬는 근무형태이고, '4조 3교대'는 4개조 중 3개조는 하루 8시간씩 일하고 나머지 1개조는 쉬는 형태다. 포스코는 '신 4조 2교대' 와 '4조 3교대'를 시범 운영한 뒤 9월 초 직원투표를 통해 최종 근무형태를 정하고 9월 16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종전 4조 2교대 근무형태는 직원들에게는 시간적 여유와 자기계발 기회를 줬지만, 포항지역 상인들에게는 고객 및 매출 감소 등으로 큰 불만을 사는 요인이 됐다. 포스코 측은 "직원들이 4일간 내리 쉬다가 업무에 복귀하면 업무효율이 떨어지는데다 소상인들의 민원이 많아 근무형태 변화를 모색하게 됐다"고 밝혔다.
포스코의 근무형태 변경 소식에 식당과 소매점, 술집 등은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포항 이동상가번영회 측은"그간 쉬는 근로자들이 지역에 머물지 않고 외지로 떠나버리고, 일하는 근로자들은 다음 날 근무를 위해 일찍 귀가하기 때문에 장사에 큰 타격을 받았다. 2011년 근무제가 바뀐 이후 2년간 대다수 식당들의 매출이 절반 이상 떨어졌다"며"올해는 경기가 더욱 어려워 걱정이 많았는데, 포스코가 근무형태 변경을 고려해줘 기대가 크다"고 했다.
상인들은 포스코 직원들이 많이 사는 남구 효곡동, 이동, 연일읍 일대의 음식점, 술집 등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고 있다.
백화점과 아울렛 매장들도 근로자들이 지역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대구, 울산 등 다른 도시로의 원정쇼핑이 크게 줄 것으로 예상하면서 다양한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포항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포스코 직원들의 구매력이 큰 만큼 이를 주요 타깃으로 삼는 마케팅을 하겠다. 상품권 행사와 다양한 볼거리, 먹을거리 등을 준비해 고객들을 끌어들이겠다"고 말했다.
반면 포스코 현장 직원들은 근무형태 변경에 대해 다소 실망하는 모습이다. 한 직원은 "4조 2교대에 대한 직원들의 만족도(조사결과 90% 이상)가 매우 높고, 잦은 교대근무로 인한 시간적 손실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면서 "지역경기 활성화를 위해 포스코 직원들이 희생하는 것 같지만, 지역 상생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근무형태가 바뀌는 근로자는 포스코의 현장 직원 3천700명을 비롯해 협력업체 직원 등 1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포항 박승혁 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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